SNS 클럽하우스, 中 기업이 기술 제공…전문가 “중공 감시 우려” 

이윤정
2021년 02월 10일 오후 2:27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4:20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며 국내에도 상륙한 소셜미디어 앱 ‘클럽하우스’가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클럽하우스의 유명세와 함께 기반 기술 제공업체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해외 셀럽들까지 참여하면서 클럽하우스가 입소문을 타고 SNS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클럽하우스에 입장하는 데 필요한 ‘초대장 코드’의 가격은 한때 400위안(약 7만 원)까지 올랐다.

일각에서는 클럽하우스가 중국인들에게 해방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신장’, ‘홍콩’, ‘대만’, ‘의사 리원량’ 등 중공 당국이 금기시하는 민감한 주제에 관해서도 자유롭게 토론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중국에서는 클럽하우스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홍콩 언론은 9일 오후부터 중국의 클럽하우스 사용자들이 클럽하우스에 접속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4월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출시한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앱이다. 

문자나 영상이 아닌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토론방을 선택해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오가는 대화를 그냥 듣기만 할 수도 있다. 단, 녹음은 할 수 없다.

클럽하우스를 개발한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은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됐다. 설립 1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2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60만 명 수준이던 가입자가 최근 600만 명을 넘어섰다.

클럽하우스는 중국에서 아직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 등록되지 않고 공식 홈페이지조차 개설되지 않았지만, 기업 가치는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120억 원)에서 올해 10억 달러(약 1조 1200억 원)로 10배 폭등했다. 

클럽하우스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클럽하우스의 기반 기술을 중국 IT 기업인 ‘아고라’가 제공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클럽하우스 이용자의 정보가 중공에 넘어가 중공의 감시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장톈량 페이톈대학 교수는 “클럽하우스가 미국 기업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술은 아고라에서 제공했다”며 “아고라의 고위층은 모두 중국에서 왔고 그들의 연구 개발 센터도 중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앱에는 중국의 플러그인 소프트웨어가 삽입됐다. 이 토론방에서 정치적 이슈를 논의할 때 중공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클럽하우스가 아고라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정보가 중공의 손아귀에 넘어가 중공의 감시하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캐나다 요크대학 선룽친 교수도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아고라가 2012년 상하이에서 설립됐고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자오빈은 시스코의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 창립 엔지니어 중 한 명으로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설립한 위안정과 함께 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재미 학자이자 시사평론가인 거비둥은 “중공은 인류 사회의 발전과 진보, 인류 문명 배후의 거대한 검은 그림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챗, 틱톡, 클럽하우스 등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 인기 소프트웨어는 인류 문명의 진보에 기여해야 하지만 사악한 정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지금은 거부의 대상이 됐다”며 “이는 배후에 중공의 검은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민진당 궈궈원 위원도 페이스북에 “클럽하우스가 또 다른 틱톡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소프트웨어 배후의 핵심 기술이 중국에 기반하고 있어 중공이 클럽하우스를 검열하면 아고라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공에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