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인권위서 中 강제 장기적출 증언…위원들 “반드시 종식해야”

프랭크 팡
2021년 12월 1일 오후 10:49 업데이트: 2021년 12월 6일 오후 7:00

유럽의회에서 중국 공산정권이 사람의 간, 심장 등 장기를 대규모로 적출하는 방식으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 본부에서 29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개최된 2021년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연례 청문회 첫날에는 영국의 민간 조사위원회인 ‘중국 재판소(China Tribunal)’ 의장 제프리 니스 경이 증인으로 화상 출석했다.

대부분 증인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이날 청문회에서 영국 최고 등급의 공판변호사인 칙선변호사(Queen’s Counsel·왕실 고문)인 니스경은 “합리적 의심을 뛰어넘어 강제 장기적출이 증명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증언했다.

니스경은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에 대한 기소를 이끌었으며 현재 중국 재판소 의장을 맡아 중국의 집단학살을 독립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강제 장기적출은 사람의 동의나 기증서약 없이 강제로 장기를 적출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중국에서는 양심수를 대상으로 대규모 장기적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건강한 사람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장기적출해 살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스경은 강제 장기적출이 증명됐다는 발언에 대해 “파룬궁 수련생을 살해하고, 거래 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신체의 모든 장기를 제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 재판소는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가(중국)가 허가한 강제 장기적출이 지난 수년 동안 중국에서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거래되는 장기들은 거의 대부분이 감옥에 수감된 파룬궁 수련자들에게서 기증서약이나 자발적 동의 없이 강제로 적출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식명칭이 파룬따파(法輪大法)인 파룬궁은 간단한 동작과 명상, 도덕적 가르침이 포함된 심신수양법이다. 중국 정권은 1999년 7월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20년 이상 자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탄압 방법 중에는 학교·회사 퇴출, 가택 급습 및 재산 몰수 외에 수련자들을 노동수용소(강제노역소), 재교육센터(세뇌기관), 정신병원에 가둬 수련 포기를 강요하고 이에 불응하면 고문, 살해하는 수단 등이 파룬궁 수련자와 국제 인권단체들에 의해 폭로됐다.

2006년에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강제 장기적출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됐다. 이는 중국의 장기이식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시기와 맞물린다.

니스경은 중국 정권이 적출한 장기를 자국 내 장기이식병원 등에 공급해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정치를 근거로 최대한 착취할 경우 희생자 1명당 50만달러(5억9천만원)까지 돈벌이를 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재판소는 양심수 강제 장기적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 기구다. 증거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법정 형태를 취했으며, 국제적 패널을 초청해 법정 심리를 진행했다. 의장인 니스경은 유죄추정 없이 공정한 판단을 내리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럽의회 인권소위 청문회에서는 니카라과 독재 정권의 인권 탄압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증언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