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중국 지원 캄보디아 해군기지 확장 위성사진 확인”

정향매
2023년 02월 24일 오후 1:41 업데이트: 2023년 02월 24일 오후 2:39

중국의 자금 지원으로 건설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의 규모가 지난 6개월 사이 확대된 사실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2월 22일(이하 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 영문판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주변 해안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와 같이 전했다. “해당 해군기지는 중국이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대만해협으로 전력(戰力) 투사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방송은 평가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캄보디아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레암 기지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비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당시 “외국 정부에 (군사) 기지의 배타적 군사 접근권을 주는 것은 캄보디아 헌법에 위배된다”며 이를 거듭 부인했다. 

하지만 중국-캄보디아 양국은 지난해 6월, 중국 자금으로 시아누크빌 타이만(灣)의 레암 해군기지 항만시설 현대화 및 확장 사업에 착수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RFA는 미국 민간 위성 기업 플래닛랩스(Planet Labs)에서 입수한 1월 28일 자 위성 사진을 통해 해당 지역의 새로운 시설, 정돈된 토지 그리고 그로 인해 바뀐 풍경을 확인했다. 확장 사업이 막 시작된 지난해 7월 1일 ‘구글어스(Google Earth)’ 사진과 비교하면 현재 레암 해군기지에는 부두 2개가 새로 생겼다.  

지난 2022년 7월 1일 ‘구글어스(Google Earth)’에 포착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 사진 | RFA 캡처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톰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RFA에 “기지 중앙에 새로운 구조물이 여러 개 건설됐으며 그중 하나가 전체 프로젝트에 시멘트를 제공하는 공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 부두도 군함을 위한 해군 부두가 아니라 건설 자재와 장비를 운반하는 용도로 건설된 임시 시설일 것”이라고 방송은 분석했다.   

불과 6개월 만에 기지 중앙과 남동쪽에 시설을 개발하기 위한 넓은 지역 두 곳도 정리됐다. 남동쪽에 정리된 지역 면적은 약 66에이커(26만7300㎡)에 이른다.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에 의하면 중앙부에 정리된 면적은 약 28에이커(11만3311㎡)이며, 이는 레암 해군기지 전체 면적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개발자들은 기지 남쪽의 지역도 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1월 28 플래닛랩스(Planet Labs) 위성 사진에 포착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 | RFA 캡처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이를두고 RFA에 “놀라운 건설 속도와 규모”라고 말했다. 

RFA에 의하면 중국은 현재 건설한 새 부두 2개 외에도 건선거(dry dock·큰 배를 만들거나 수리할 때 물을 빼고 배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 한 개, 조선대(배를 만들거나 수리할 때 올려놓는 대) 한 개, 병원 한 곳, 기타 건물 몇 채, 도로 건설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캄보디아 왕립해군이 노후 선박을 수리하고 중형 선박이 기지에 접근할 수 있는 항로도 준설해 줄 예정이다. 

WSJ는 지난해 6월 이 문제에 정통한 미국과 동맹국 관리들을 인용해 “캄보디아 정부가 중국군이 기지의 일부를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그 후 10년마다 자동 갱신된다”고 전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부티의 첫 해외 기지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 해외 해군 기지를 확보한 셈”이며 “중국은 이를 통해 남중국해를 가로질러 대만해협과 그 너머로 순찰을 크게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해 6월 베이징의 중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군이 (레암) 기지의 일부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2년 6월 8일 캄보디아 프레아 시아누크주의 레암 해군기지에서 거행된 항만시설 확장 사업 착공식에 참석한 테아 반 캄보디아 국방장관(왼쪽)과 왕원톈(王文天)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가운데). | Pann Bony/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당시 캄보디아 정부는 “외국 외교관들이 레암 해군기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을 위한) 비밀 기지의 존재를 부인했다. 페이 시판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당시 RFA 크메르어(캄보디아어) 판에 “중국의 이익만을 위해 이 시설들을 개발한다는 합의나 법률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RFA는 “미국 국방부의 한 장교는 지난 2021년 기지 방문 허가를 받았지만 완전한 접근은 허락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22일 전했다. 

방송에 의하면 분석가들은 또한 레암 해군기지와 다라 사꼬(Dara Sakor) 국제공항과의 연결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레암 해군 기지와 60km 떨어져 있는 다라 사꼬 국제공항은 곧 상업적인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기업 유니온그룹이 중국 자금으로 해당 공항을 건설했으며 그곳에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긴 활주로가 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공군이 다라 사꼬 국제공항을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잠재적인 우려를 제기했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이번에도 부인했다. 

한편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달 9~11일 중국 수도 베이징을 공식 방문해 양국 간 군사 교류 강화 등에 뜻을 모았다. 훈센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11일 “양국 군의 각급 교류를 강화하고 두 나라 군 협력 메커니즘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는 데 동의”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