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애플·아마존…美 기술기업들, 바이든 캠프에 ‘통큰’ 후원

한동훈
2020년 10월 27일 오후 6:51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26

후원규모 상위 5위에 알파벳(구글), MS, 아마존 포함
트럼프 캠프 후원 1위는 연방 우체국, 2위는 미 국방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의 ‘공룡’ 기술 기업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막대한 선거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反)독점 조사에 직면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 후원을 통해 향후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비영리 정치 자금 추적 단체인 ‘오픈시크릿’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들은 바이든 선거 캠프의 주요 후원자였다.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후원자 명단 5위에는 알파벳(구글 지주사), MS, 아마존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가장 통 큰 기부를 한 후원자는 알파벳이었다. 알파벳은 바이든 캠프에 190만 달러(한화 약 22억원)를 쾌척하며 ‘큰 손’ 후원자로 떠올랐다.

이어 MS(99만7226달러)와 아마존(93만1821달러)이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기술 기업인 페이스북과 애플도 고액 후원자 명단에 올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MS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CERP) 리볼빙도어프로젝트 자료에 따르면 MS 고위 임원들은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기간 바이든 캠프에 다른 기술 회사들보다 더 많은 자금을 기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지난해 워싱턴 메디나에서 바이든 후보의 후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며 바이든의 대선에 힘을 보탰다. 그 역시 2만5천 달러를 기부했다.

케빈 스콧 MS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부인 섀넌 헌트-스콧은 바이든 후보 승리를 돕는 위원회에 5만 달러 이상 후원했다.

링크트인(LinkedIn) 창업자이자 MS 이사회 임원인 리드 호프먼 역시 통 큰 기부 행렬에 동참했으며, 그의 부인도 바이든 승리 펀드에 5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그러나 기술 기업들의 대규모 선거자금 기부를 두고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에 직면한 이들이 기부금을 활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에포크타임스에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집권하면 이들이 기술 기업들에 반독점 정책과 관련된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 때와 같이 실리콘밸리에 우호적인 자세로 돌아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기부금은 회사의 정치 활동 위원회(PAC), 임원, 직계 가족 등을 통해 모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위원회 후원자 명단에 주요 기술 기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선거캠프 후원자 명단에 따르면 민주당의 주요 후원자인 스미스 사장이 공화당에 기부금을 제공했다. 스미스 사장은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1만5천 달러를 후원하는 등 공화당에 여러 차례 기부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에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후원자는 연방 우체국(USPS)이었다. 국방부가 그 뒤를 이었다.

트럼프 캠프 참모진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에서 “실리콘밸리는 확실히 조 바이든의 주머니 안에 있다”면서 “조 바이든에게 기부한 기술 기업 후원자들은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에서 알고리즘을 지시하고, 어떤 것이 검열되고 제거될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기부금 제공은 기술 기업들의 반독점 소송과 최고 경영자(CEO)에 대한 공화당의 소환이 추진되는 가운데 나왔다.

공화당 상원 법사위원회는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거대 기술기업 CEO를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에 대한 의혹을 다룬 뉴욕포스트 보도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법사위 소속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은 지난주 에포크타임스에 이들 기업이 이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미 법무부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정보기술 업체인 구글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이 애플 등과 손잡고 스마트폰에 자사 검색 앱을 선탑재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다른 경쟁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막아왔다는 것이다.

기술 기업들의 독점 행위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도 최근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구글 등 미국의 4대 기술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MS와 바이든 캠프 측은 이에 대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