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동조합 “KBS를 살려야 한다” 사장·이사장 감사원 감사 청구

이윤정
2022년 06월 20일 오후 5:55 업데이트: 2022년 06월 20일 오후 5:55

KBS 노동조합(위원장 허성권) 등 20여 개 단체가 감사원에 한국방송공사(KBS)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KBS 노동조합, MBC 노동조합,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자유언론 국민연합 등 20여 개 단체는 6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김의철 사장과 남영진 이사장 등에 대해 8가지 항목으로 감사원 국민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청구 이유로는 ▲김의철 사장 임명제청 과정에서 KBS 이사회가 내부규칙 위반 및 직권남용 ▲김의철 사장 허위 경력 기재에 대한 검증 의무 직무유기 ▲KBS이사회의 몬스터유니온 400억 원 증자 강행 및 배임 ▲KBS시큐리티 등 계열사 자체 감사기능 미비, 전면 회계 감사 요청 ▲김의철 사장의 특정 기자 2인 부당 특혜채용 ▲김의철 사장 및 이사회의 방송용 사옥 신축계획 무단 중단해 재산상 피해발생 및 공급 무단 유용 혐의 ▲복진석 진실과미래위원회 단장 히말라야 산맥 한 달 여행 시 병가처리 여부 및 사후 조작 등 은폐 의혹 ▲대선 직후 증거인멸 목적으로 문서폐기를 조직적으로 주도한 의혹 등 8개 항목을 들었다.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허성권 KBS 노동조합 위원장은 “KBS 저널리즘과 기자 정신, 공영방송의 역할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땅에 떨어졌다”며 “현 경영진은 반드시 퇴출돼야 하고 현 이사진도 다시 혁신해야 한다. KBS를 살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박준식 자유언론국민연합 사무총장은 “입법·사법·행정부와 더불어 언론은 권력 제4부로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국민의 삶과 행복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게이트 키핑(Gate Keeping·뉴스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 선택하는 과정) 역할을 해야 한다”며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은 국민의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만큼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노동조합 등은 6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한국방송공사(KBS)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감사 청구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에포크타임스

KBS 노동조합은 김의철 사장 임명제청 과정에서 불거진 KBS이사회의 내부 규칙 위반 및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지난해 10월 중간면접 과정에서 최종면접 대상자로 남은 3명의 후보 중 2명이 갑자기 사퇴하고 김의철 후보가 단독후보로 남게 됐다”며 “1인 처리절차 규정이 없어서 재공모를 실시했어야 하지만 이사회가 내부 규책을 무시하고 단독후보인 김의철에 대한 임명제청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의철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공직 원천 배제 7대 비리(세금탈루, 위장전입)를 범한 사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졌고 본인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KBS이사회에 제출한 경영계획서에 이를 부인하는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KBS 노동조합은 ‘몬스터유니온’에 대해 “수년간 부실경영이 누적된 엔터테인먼트사에 30억원을 투자하는 경영상의 문제를 일으킨 회사”라며 “그런데도 400억 원 증자안 의결을 강행한 것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적정한 경영행위라고 볼 수 없고 공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BS 계열사 중 시큐리티가 최근 전국의 KBS 건물에 대한 방호업무 계약을 체결하면서 80억~100억 원에 이르는 수의계약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KBS 노동조합은 “KBS는 양승동 사장, 김의철 보도본부장 체제였던 2018년 10월 1일 자로 KBS를 자의로 이직하고 뉴스타파에 근무 중이던 2인을 특별채용 형식으로 입사시켰다”면서 직권 남용 등에 관한 감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김의철 사장은 보도본부장 시절 경영회의, 임원회의 등에 참석해 이미 건립 계획이 확정 발표되고 40억여 원의 설계비까지 지불된 KBS 방송용 사옥 신축 계획을 무단 중단하고 결국 백지화시킴으로써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진실과미래위원회 단장에 대한 의혹도 거론했다. KBS 노동조합은 “복진선 단장이 지난 2019년 7월~8월 네팔 히말라야 산맥을 장기간 여행하고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복 단장이) 병가를 내고 갔다는 의혹이 있다. 사실이라면 근태처리·복무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감사 청구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증거 인멸 목적으로 문서 폐기를 조직적으로 주도한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직후인 지난 3월 16일경 KBS는 김의철 사장 결재하에 총무시설국장 범낙규 주도로 본사 전 부서에 ‘보존기간이 경과된 모든 문서, 단순일일보고(보존연한 1년), 참고자료(보존연한 1년) 등 기타 불필요한 출력물’을 전량 폐기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KBS 노동조합은 지난 15일부터 김의철 사장과 KBS 이사진 전원에 대한 감사원 국민 감사 청구 서명운동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