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 사생활 · 기본권 침해 많다”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
2017년 01월 10일 오후 4:31 업데이트: 2019년 10월 25일 오후 10:08

1987년 최초의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바이러스 스캔(Virus Scan)’ 개발자 존 매커피(John McAfee)는 첨단 기술이 인간의 사생활과 기본적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대중이 사생활에 대한 근본적 진실을 놓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부, 통신업체, 구글 등은 우리가 숨길 것이 없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사생활 침해를 너무나도 안이하게 받아들이는 겁니다”라고 밝혔다.
“슈퍼마켓에서 새로운 캐셔를 만났다고 전날 밤에 내가 뭘 했는지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지는 않잖습니까. 은행 관련 문제나 집 대출 문제를 털어놓지는 않죠.” 매커피의 반문이다.

“슈퍼마켓을 나와서 아는 사람과 만날 수도 있겠죠. 서로의 가족이 어떻게 지내는지 잡담을 나눌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는 비밀을 얘기하지는 못할 겁니다. 이렇듯 인간 간의 상호작용에는 사회적 구조와 질서, 절차가 존재하고 그 와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매커피가 덧붙였다.

우리는 만나는 대상에 따라 상이한 수준의 신뢰도를 갖고 있고 대상에게 유출하는 개인적 정보 또한 이 신뢰도 수준에 따라 정해진다. 개인의 사생활은 “각자가 매일 수천 번 지속적으로 내리는 결정과 행동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매커피는 주장한다.

매커피는 사생활이 “사회를 하나로 결속시키는 접착제”와 같다고 간주했다. 각자의 삶에 대해 모든 정보를 말하고 다닌다면, 정치적 견해나 생각과 의견을 전부 발설하는 경우 그 목적의 선악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 구성원은 하나로 통합될 수 없고 차이점만이 부각된다고 보는 것이다.

인류는 서로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남에 대한 비판을 즐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타인의 부정행위, 배신, 추악한 생각들을 알게 된다면 폭동이 야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원활하게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생활이 필요하다니, 사회의 부정적인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정보와 아이디어를 온라인으로 공유함으로써 상호간의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 인터넷 상에 넘쳐나는 반목과 갈등이 그 증거이다. “선거 결과로 인해 가두시위가 발생했었죠. 대화가 과연 해결책이 되던가요? 아닙니다.”

인터넷 상에서 누구나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음에도 웹상에서의 토론은 더 이상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 매커피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상호 비판적이며 각자의 의견만 고수한다고 본다. “내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지지자였다면,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에 대해 제 아무리 좋은 말을 한들 내 마음을 바꾸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는 사적인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것이 서로 간의 차이를 좁힐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와 현실은 극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런 믿음은 기술에 대한 신기루와 같은 희망일 뿐이죠. 절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속내를 정직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종종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경우 반대적 견해 및 정보에 대한 온라인상의 검열 요구가 증가하게 된다. 최근 트위터에서 우파적 견해를 포스팅 한 이용자들의 계정을 중단시킨 것도 우려스러운 조짐으로 볼 수 있다.

정보의 독재

정보 통제권을 갖고 사상과 의견을 검증하며 자의적으로 검열가능한 단일 권력기구에 대한 생각은 사회 전체가 깊이 우려해야할 내용이라는 게 매커피의 주장이다.

이는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주요 인터넷 기술 업체들이 개인 정보의 거대 저장소로 기능하고 있으며 대중이 접하는 정보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글은 금지된 권력과 비양심적인 힘을 갖고 있습니다.” 매커피의 주장이다.

대다수 대중은 구글의 검색결과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해당 정보의 출처나 어떤 정보를 상위에 올리고 어떤 정보는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는지 구글의 선별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매커피의 주장에 따르면 미래의 독재자는 “정치가나 국가 원수인 독재자가 아닐 것”이라고 한다. “정보를 손에 쥔 독재자일 겁니다. 대중이 믿고, 이해하고, 지식으로 삼고, 이를 위해 싸우도록 독재자가 선택한 정보가 궁극적인 권력이 되겠죠. 그런 권력을 지닌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지금 현재로서는 구글 뿐입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꾸며낸 거짓인지 파악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보 통제권을 소유한 자가 진실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대중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을 겁니다.”

개인에 의해 여과된 정보는 그 개인이 누구든 간에 편견과 판단이 가미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주장한다.

빅 데이터, 새로운 빅 브라더의 등장

대중은 그들이 매일 생산해내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매커피는 주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데이터 뿐 아니라, 대중은 방문 웹사이트 및 구매 내역 등 수많은 정보를 인터넷 상에 남기고 있다.

페이스북의 댓글부터 통화 내역에 이르기까지 취합 가능한 다양한 정보들이 존재한다.
“웹상에서 여러분이 관여한 모든 상호작용이 다 정보입니다.” 매커피의 주장이다.

그는 급속한 사생활 침해 및 기업의 개인 정보 취합이 사회의 근본을 위협하고 있다고 본다.
“이 모든 것이 사회 질서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업들은 대중의 사적인 정보를 거래하고, 사용하고 모니터링 하고 있다. 구글과 같은 기업은 인터넷 광고에 개인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들의 행동 및 개인적 관심을 파악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이용하고 있고 정부는 테러 위협을 감시하기 위해 또는 일탈적인 개인을 고발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활용 중이다.

위대한 군사 지도자들 대다수는 적의 행동을 미리 예견했기 때문에 혁혁한 공을 세울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가장 기본적인 활동, 관심사, 의견 및 신념 등 우리가 인터넷 상에서 누출하는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독재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절대 권력이 아니었습니다. 대중의 지식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이 그 목표였죠. 개인이 어디에서 누구와 무슨 말을 하는지 전부 꿰뚫고 있는 독재자는 절대 그 권력에서 밀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돌프 히틀러 이후 모든 독재정권은 유사한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내용을 매일 실현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공포스러운 상황이죠.”

빅 데이터와 사생활 침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은 이후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독재 권력의 존재가 가능하게 됐다. 정부는 시민 개인의 복잡하고 세부적인 정보를 알 수 있게 됐고 교묘한 방법으로 현실을 왜곡할 수 있게 됐다.

“이건 마치 독재자가 개인의 정보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 개인 각자가 현실로 인식하는 정보 또한 통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위태롭게 절벽에 매달려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