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 트럼프 ‘공정무역’에 동감…대단결 강조한 선언 발표

아이번 펜초코프
2019년 08월 28일 오후 3:0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1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3일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며 26일(이하 현지시간) 공정무역에 대한 선언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정상 간 ‘대단결’을 강조하며, ‘개방적이고 공정한 세계무역과 세계 경제의 안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공정무역’이란 용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 무역 관계를 재조정하기 위한 캠페인에 자주 사용해 왔다.

이 성명은 “중국이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표가 있은 후 몇 시간 만에 발표됐다. 중국의 이같은 메시지는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더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다음 날 나온 것이기에 더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중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관세부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2018년 3월 22일의 행정명령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적 침략을 지적하며 외쳐온 ‘공정거래’는 이번 G7 정상들의 다짐으로 이어졌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국가안보외교정책연구소 제임스 로버츠 연구원은 이번 G7 정상회의에 대해 “개인적으로 G7 정상들은 미국이 다시 (세계 경제를) 주도한 것을 고마워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정당함을 프랑스인들도 어느 정도 인정한 이 결의안은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을 냉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위터에 “안타깝게도 과거 행정부들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에서 중국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을 허용해 미국 납세자에게 큰 부담이 되게 했다”며 “대통령으로서, 나는 이 일을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 공정거래를 이루겠다는 정신에서 우리는 이 매우 불공정한 무역 관계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연합을 포함한 몇몇 주요 동맹국들과 무역 거래를 논의·협상 중이거나 마무리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는 25일 미일 무역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에 의하면 이 조치는 매년 일본이 수입하는 140억 달러 농산물의 절반 정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산업 관세와 전자상거래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유럽연합(EU)과는 무역협정을 협상 중이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비준에 임박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했다. 그는 또한 G7 정상회의를 빌어 영국을 대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EU와의 양자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거래가 성사되면 우리나라는 변모할 것이다” “내 말은, 그것이 금전적인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과거에 해왔던 끔찍하고 끔찍한 일방적인 거래와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솔직히 과거 정부들은 그런 것을 허용한 것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리티지재단 로버츠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과 무역 문제를 정리함으로써 미국은 G7 정상들과 단결된 전선을 이루고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975년 프랑스는 미국∙일본∙서독∙영국과 함께 서방 선진국 중심으로 G5 정상회의를 창설했다. G7의 모태로 민주주의 국가들이 자유 무역과 번영을 추구하고 소련의 위협에 저항하기 위함이었다.

로버츠 연구원은 “현재 우리 모두 중국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번) G7은 여전히 연결돼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자유주의 보수 싱크탱크인 카토(CATO) 연구소의 사이먼 레스터 연구원은 G7 결의안의 표현은 트럼프의 발언과 일치하기는 하지만 ‘공정거래’와 같은 용어는 실은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기본을 다 담기 위한 말을 흔히 사용하는데, 이런 말은 모호함을 남긴다. 광범위한 말은 어떤 것이든 의미할 수 있다”며 “그것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외교적 언어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레스터 연구원은 이 결의안이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 전쟁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부과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추가관세 위협 때문에 동맹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캐나다, 멕시코, 일본과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 자유 무역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말했지만, 미국을 위한 공정한 거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세에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서 무역 문제가 지배적인 쟁점이었지만, G7 정상들은 러시아를 이 단체에 복귀시킬 것인지, 이란의 핵 무기를 보유하려는 야망을 어떻게 다룰 지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G7은 플로리다 도랄에서 개최할 수 있길 기대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는 이유로 2014년 G8에서 퇴출당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을 깜짝 초대해 ‘미·이란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이란 대통령과 만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장관은 몇몇 G7 지도자들을 만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 (이란 외무장관과의) 만남을 “큰 진전”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