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에 러시아 대신 한국 더해 G8 만들자는 주장 제기

최창근
2023년 05월 8일 오후 2:34 업데이트: 2023년 05월 8일 오후 6:37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로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가 결속하고 있다. 이에 반발하여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 간 연대도 강화되고 있다. 이 속에서 세계적인 강국이자 역내(域內) 중견국 한국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대표하는 한국을 포함시켜 ‘G8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종전 서방 선진 7개국에 한국을 더하자는 아이디어이다. G7에 한국을 포함시킬 경우, 중국에 대응할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자유와 개방의 가치를 좀 더 촉진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G7(Group of Seven)은 주요 선진 7개국 모임이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서방 선진 7개국을 지칭한다. 1970년대 국제사회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출범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붕괴, 1973년 제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통화가치 팽창, 저성장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경기 후퇴,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1973년 제1차 오일쇼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인 것에서 시작됐다. 1975년 제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G5가 정식 출범했으며 이탈리아가 1975년, 캐나다가 1976년에 각각 가맹하여 G7 체제가 출범했다. 가입에는 특별한 절차가 존재하지 않으며, 가입을 위해서는 회원국 7개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서구권 연합체인 만큼 미국의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공식 회원국 외에도 그해 의장단이 선택한 의제에 따라 비회원국과 국제기구 등이 각료 회의와 ‘아웃리치 세션(Outreach Session)’이라고 불리는 확대 정상 회의에 초청받는다. 미국은 1992년 뮌헨 정상회의를 러시아가 참여하는 G8 정상회의로 제안했다. 이후 러시아는 ‘초청국’ 지위로 G7 정상회의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다 1998년 러시아가 버밍엄 회의에서 정식회원이 됨으로써 ‘G8 체제’가 완성됐다. 다만 러시아는 2014년 무력을 앞세워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면서 G8에서 축출되고 다시 G7 체제로 복귀했다.

이 속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대신해서 한국을 G8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서 개최된 2020년 회의, 2021년 영국 G7 정상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미국의 대표 싱크탱크 중 한 곳인 헤리티지재단에서 미국이 대한민국을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 초청해 G8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월, 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경제자유지수 연구원은 ‘견고한 한미 동맹 70주년,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 보고서를 통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한국을 새 회원국으로 초청해 G7을 G8으로 확대하는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오늘날 법치, 개방, 인권 존중 등의 가치를 지니는 자유시장과 민주주의가 러시아, 중국과 대결하고 있다. G7의 더 큰 효과와 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세계 최고의 자유시장,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이 G7에 자리 잡을 자격이 있다.”고 한국 참여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킴 연구원은 “1953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구축한 가장 강력하고 성공적인 동맹이다.”라며 “지난날 미국의 개발 원조를 받았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됐고, 특히 안보를 지원받던 나라에서 다른 나라들에 안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매콜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도 5월, 매체 인터뷰에서 “주요 G7에 한국을 포함시키면 G7이 중국의 강압적인 경제정책에 대응한 협력을 강화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촉진할 수 있다.”고 언급하여 한국을 G7에 포함시켜 G8으로 확대하자는 뜻을 공개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