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하오의 심층분석] G7은 왜 대만을 지지했나…中 5대 리스크

탕하오(唐浩)
2021년 05월 15일 오후 12:5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6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 가운데 특히 이목을 끄는 것은 중국 관련 내용이다.

△중국의 국제 질서 참여를 촉구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 △신장과 티베트 등 인권 탄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홍콩의 자치와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포럼 및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지지한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장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G7이 사상 처음으로 서면으로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한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에 중공은 “중국의 주권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중공의 반발에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호주 총리는 여기에 한술 더 떴다. 그는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호주는 “미국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들을 지원하는 협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즉 호주는 대만해협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파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달 말에 개최되는 WHA 연례회의에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시켜 달라고 WHO에 요청하는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대만 지지 의사를 잇따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일련의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중공에 상당히 불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를 G7이 중공과 완전히 결별하고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G7은 여전히 중공과의 ‘협력’을 우선시하며 중공이 국제 질서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당초 공동성명 초안에는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썼으나, 최종 발표된 공동성명서에는 베이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강력히”라는 표현을 뺏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따라서 G7은 중공과 어느 정도의 포용(engagement) 전략, 즉 어느 정도의 접촉을 유지하려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G7 공동성명은 국제 외교사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 7대 공업국은 처음으로 홍콩의 민주주의 퇴보와 티베트·신장 등지의 인권 탄압에 우려를 표했고,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하고 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공동성명에서도 미일 양국은 대만해협의 평화를 강조했다. 지난 두 달 동안 국제사회가 대만을 지지한 것은 사실이다. 그들이 대만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사회가 중공에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우려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우려는 5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우려 1: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금 언급했듯이 G7은 여전히 중공과 협력해 생산원가를 줄이고 또 중국의 방대한 시장을 통해 돈을 벌기를 원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국제사회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무역을 하는 기업은 리스크와 원가 상승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첫째, 미중 무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아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 높은 관세 비용이 발생한다.

둘째, 중공이 전염병 실상을 전반적으로 은폐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 예측할 수 없는 보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중공은 최근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선동해 외국인을 수시로 공격하거나 영업을 정지시킬 수 있어 외국인은 정치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돈을 벌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리스크와 원가 상승 부담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중공과 협력하는 데 있어 큰 우려로 작용한다.

우려 2: 중국의 ‘세계의 공장’ 지위가 퇴조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발(發)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최근 2년간 외국 자본과 외국 기업의 중국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많은 제조업과 첨단기술 분야의 제조공장들이 생산라인이나 공급망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 동남아 국가로 옮기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세계의 공장’ 지위가 점점 퇴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젊은층 일손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임금도 갈수록 오르고 있다. 이른바 중국의 ‘인구 보너스’가 이미 사라진 상황이다.

따라서 외국 기업들로서는 중국에서 얻는 생산 경쟁력이 과거처럼 달콤하지 않다. 생산 원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위험 비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려 3: 시진핑의 극좌적인 모험주의로 소통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2년간 보여준 시진핑의 정치 행보는 마오쩌둥의 1인 독재 노선을 본뜬 것이 분명하다. 그가 ‘좌경 모험주의’ 길로 가면서 중공 당국의 언행은 점점 더 과격해지고 비이성적으로 변하는 등 마오쩌둥의 ‘대약진’이나 ‘문화대혁명’ 시대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극좌적, 급진적인 정치노선은 중공의 광적인 ‘늑대전사 외교’와 ‘문혁대혁명’ 식의 외국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외국 정부는 베이징 당국과의 소통과 협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게다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기업은 걸핏하면 사과를 해야 하고, ‘하나의 중국’ 기조에 호응하고 중공의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 이런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보이콧당하거나 협박당하기 일쑤다. 이런 ‘깡패와의 거래’ 패턴은 점점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시진핑의 내년 3연임을 앞두고 중공은 치열한 내부 투쟁에 돌입하게 된다. 과거 관례대로라면 베이징 당국은 자국 내에서 3연임을 위한 ‘정치적 밑천’을 쌓기 위해 외국을 증오하고 미국을 증오하고 대만을 증오하는 등 투쟁운동을 더욱 대대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정치 상황으로 볼 때 지금의 중국은 외국 기업들로서는 지극히 안전하지 않다.

우려 4: 중공이 보편적 가치를 파괴하고 국제질서를 전복하려 한다

지난 2년간 중공은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신장(新疆)과 티베트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대만에 여론 공격과 무력 협박을 감행해왔다. 중공은 국제사회에서도 공갈과 협박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중공의 위선과 잔혹함을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국제사회는 자유, 인권, 법치, 민주주의 등의 보편적 가치를 파괴하는 주범이 중공임을 확실히 알게 됐다.

G7 국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공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키워드는 “규칙에 기반한 참여”이다. 호주 총리도 최근 “우리는 중국과 호주, 그리고 주변 국들과 협력하기를 바라며, 규칙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했다. 이는 G7 국가들이 중공이 법치를 파괴하고 국제 질서를 파괴한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중공은 전염병 실상을 은폐하고 방역 물자를 미리 사들여 ‘마스크 외교’, ‘백신 외교’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중공이 기존의 국제 질서를 전복하기 위한 패권 다툼에 전염병을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음을 확인했다. 즉 중공은 전염병 대유행 사태를 통해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을 무너뜨리고 패권을 차지해 이른바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때문에 G7은 중공의 횡포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와 삶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국제 질서가 파괴돼 공산주의의 붉은 세계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려 5: 국제사회는 대만해협의 현 상황을 유지하려 하고 중공은 바꾸려 한다

세계 주요 강대국들은 국익을 지키는 데는 현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공이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것은 각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이다.

중공은 지난해 ‘홍콩안전법’을 강행해 홍콩을 손에 넣었고, 지금은 대만 침공에 혈안이 돼 있다. 이로써 중공의 패권적 확장에는 신의도 도덕적 마지노선도 없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이와는 반대로 대만의 차이잉원 정부는 2016년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양안 관계에서 ‘현상 유지’ 정책을 취하고 있다. 즉 대만 독립도 중공과의 통일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 유지는 상대적으로 기존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고 각국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만이 중공에 ‘흡수 통일’되면 중공은 대만을 군사적 발판으로 삼아 미국·일본·캐나다·호주 등 환태평양 국가들에 위협이 될 것이고, 또 동북아, 동남아의 해운 노선을 위협할 것이다. 이는 국제 질서와 각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 주요 국가들이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이유이자 중공에 불만과 우려를 표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각국은 여전히 중공에 여지를 남겨두고 있고, 중공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면적인 디커플링을 피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대만으로서는 지금이 국제 공간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시기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대만을 지지하는 주요 목적은 대만해협의 현 상황을 포함한 국제 질서의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현상 유지를 통해서만 강대국들이 당면 이익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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