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빅테크와 2020년 대선에 개입” 美 미주리州 검찰총장

한동훈
2022년 12월 10일 오후 4:2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0일 오후 4:24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관리들이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주요 소셜미디어 업체들을 수시로 만나 차단할 사용자와 콘텐츠를 지목했다고 미주리주 검찰총장이 밝혔다.

에릭 슈미트 검찰총장은 “우리는 FBI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기업(빅테크)과 매주 회의를 하고 계정 삭제를 요청하는 등 SNS 검열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슈미트 총장은 FBI 샌프란시스코 지부의 사이버 업무 담당인 특수요원 엘비스 챈을 해임했다. 지난 대선 막판 터진 조 바이든 당시 후보의 대형 악재였던 ‘헌터 스캔들’과 관련해, 이를 검열하도록 빅테크에 통보한 혐의다.

‘헌터 스캔들’은 바이든 아들 헌터의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담긴 자료를 통해 제기된 의혹이다. 헌터가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부패한 사업을 벌였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깊게 연루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슈미트 검찰총장은 미주리주 정부를 대표해,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을 상대로 위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백악관 참모진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이 빅테크와 결탁해 부당한 온라인 검열을 실시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이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5.25 | Bonnie Cash/Pool/Getty Images

이 소송은 바이든 행정부가 헌터 스캔들 등을 검열해 언론·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선거 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이 이에 대해 알았다면 바이든이 패배했을 수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슈미트 총장에 따르면, FBI 특별요원 챈은 FBI 해외 영향력 대응팀(Foreign Influence Task Force)과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 관리들이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빅테크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만났다고 증언했다.

슈미트 총장은 “챈은 FBI가 빅테크 기업들에 ‘악의적인 외국 작전 세력’의 허위 정보라며 삭제해야 할 인터넷주소(URL)와 SNS 계정 목록을 정기적으로 보냈다고 진술했다”며 빅테크들은 FBI가 지목한 계정을 대부분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FBI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러시아가 해킹 작전을 펼칠 수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에 특정 콘텐츠, 계정 삭제를 요구했으며, 그중 하나로 헌터 스캔들’을 직접 지목했다고 지적했다.

FBI는 폭스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기업들에 그들의 SNS 플랫폼에서 누가 발언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성명에서는 “FBI는 정기적으로 민간기관(기업 등)과 협력하면서 확인된 악의적인 외세 행위자들의 파괴적이고 은밀한 범죄활동과 관련해 일부 정보를 제공한다”며 특정한 메시지나 정파적 발언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간기관은 FBI가 제공한 정보를 접수한 후, 자사의 플랫폼과 이용자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 독립적으로 결정한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FBI의 지시에 따라 검열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수사국(FBI) 본부 청사 앞에 FBI 로고가 보인다. 2016.7.5 | Yuri Gripas/AFP/Getty Images/연합뉴스

그러나 챈 요원의 증언에 따르면, “FBI는 일부 계정과 게시물에 대한 삭제를 요청한 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는지 문의했다”고 슈미트 총장은 트위터에서 밝혔다.

이러한 FBI의 요청과 확인이 빅테크 측에 압박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8월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FBI가 우리에게 와서 우리에게 뭔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저커버그는 이 인터뷰에서 “FBI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우리 회사(페이스북)에 지난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의 선전 공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엄중한 경계 태세를 갖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시물에 삭제를 요청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FBI가 (어떤 콘텐츠를) 식별하는 양상과 들어맞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티아 멘로 파크에 있는 메타 본사 부근에 세워진 표지판에 메타 로고가 보인다. 2021.10.28 | Tony Avelar/AP/연합뉴스

트위터 역시 FBI의 자문에 따라 ‘헌터 스캔들’을 트위터에서 차단했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탐사보도 전문기자 매트 타이비가 입수해 공개한 트위터 내부문건에 따르면, 2020년 10월 뉴욕포스트의 ‘헌터 스캔들’ 단독 기사가 터져 나오자 트위터 내부에서는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룰지 논란이 일었다.

당시 FBI 법률자문이었던 제임스 베이커는 트위터 직원들과의 내부 통신에서 “자료가 해킹된 것인지 평가하기 위해 더 많은 팩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지지한다”며 일단 뉴욕포스트 기사를 검열하도록 촉구했다.

슈미트 총장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소송을 제기한 후 대규모 검열 작업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발견했다”며 “이제 (이 사건에 연루된) 고위 공무원들을 쫓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동참하고 있는 루이지애나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제프 랜드리는 “미국인들은 2020년 대선 기간, 연방기관들이 추후 허위정보로 밝혀진 정보를 퍼뜨렸다는 사실에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랜드리 검찰총장은 에포크타임스에 “이 사건은 수정헌법 1조에서 보장한 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 중 하나일 뿐”이라며 “어떤 미국 시민도 정권에 의해 검열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명에서 “FBI가 언론 자유를 검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우리가 그들의 증언을 통해 알아낸 정보는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페트르 스바브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