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과 회담서 “홍콩 보안법 제정하면 심각한 결과” 고수위 우려 표명

쉬젠(徐簡)
2020년 06월 23일 오후 6:29 업데이트: 2020년 06월 23일 오후 8:28

지난 22일 열린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정상회의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양측은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고, 회의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도 중국 측은 불참했다.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EU에서는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참석했고,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대표로 나섰다.

EU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무역협정 이행,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에 관한 중국의 가짜뉴스 유포 등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EU와 중국의 관계는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관계이자 가장 도전적인 관계의 하나”라면서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평등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을 “경쟁자이자 파트너”라고 부르면서 유럽기업은 중국 내 시장접근이 제한받고, 외국 합작기업은 노하우 공유를 강요받는 등 지난 2019년 체결한 EU-중국 무역협정을 중국이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의장도 “유럽에서는 중국기업들이 환대를 받는데, 중국은 이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불평등한 무역관계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언론은 “리커창 부총리가 중국과 EU는 경쟁자보다 파트너 관계에 가깝다”며 “양측 관계에 낙관적 입장을 표했다”며 다소 상반된 보도를 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EU “중국, 유럽 코로나 관련 왜 가짜뉴스 퍼뜨렸나” 항의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의 가짜뉴스 유포 행위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미셸 EU 이사회 의장은 “베이징(중국 지도부)이 왜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 방역에 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냐”고 여러 차례 따졌다고 했다.

유럽은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이탈리아는 발원지라는 모함을 받았고, 스웨덴은 집단면역을 선택해 취약계층을 죽음으로 내몬다는 지적을 받았다. 스페인에서는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을 방치했다는 보도가 났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이런 뉴스를 과장되게 부풀리거나 악의적으로 왜곡한 영어 뉴스들이 다수 쏟아졌는데, EU는 지난 4월 중국과 러시아가 SNS에서 가짜뉴스를 배포한 다수 증거를 포착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행했다.

EU는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의 홍콩 보안법 강행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만약 이 법을 계속 진행한다면 매우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하리라는 것을 중국에 전달하고 싶다”면서 “부정적인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19일 유럽의회는 홍콩 보안법 제정을 결정한 중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에 대한 회원국의 검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565, 반대 34, 기권 62표의 압도적 다수로 채택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는 이 주제에 대해 주요 7개국(G7)과 연락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고 (법안 제정을) 재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했다.

G7은 지난 17일 EU 외교·안보정책 대표들과 홍콩 정세에 대해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에 홍콩 보안법 제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하 EU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