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수백명 감원…美 미디어 분야도 구조조정 바람

한동훈
2022년 12월 6일 오후 12: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6일 오후 12:25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시작한 감원 바람이 미디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뉴스전문채널 CNN이 수백 명 규모의 인력을 감축한다. 시청률 하락세 속에서 글로벌 경제 전망의 불투명성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경비 삭감에 나선 것이다.

감원 계획은 지난달 30일 CNN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리히트가 전 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통해 알려졌다. 리히트 CEO는 정리해고 대상 직원들에게 1일 오후 통보가 전달된다고 밝혔다.

CNN 대변인은 구체적인 감원 규모에 대해 언급을 삼갔으나 CNBC 등에 따르면 400여 명이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CEO로 취임한 리히트는 앞서 지난 10월 “이제 누구나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CNN은 이러한 리스크에 노출되기 쉬운 시대를 반영한 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사했었다.

CNN이 운영하는 자매사 HLN의 아침 생방송 뉴스 프로그램도 제작이 중단된다. HLN은 2001년 시작해 현재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아침 뉴스 중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인 ‘모닝 익스프레스 위드 로빈 메이드’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번 인원 감축은 CNN 모회사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조치다.

지난 4월 워너브러더스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WBD는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에서 35억 달러(약 4560억원)의 경비를 삭감할 것이라고 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케이블 방송 네트워크의 강자였던 WDB는 광고시장 축소 속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으며, 내년 여름으로 예정했던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일정도 봄으로 앞당겨 가입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과 미디어 대기업들은 잇따라 감원을 발표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직원 1만여 명을 해고했고,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도 1만2천 명 감축에 들어갔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도 전체 직원의 50%인 3700명을 떠나보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000명을 정리해고했다.

케이블 TV업체인 AMC네트웍스는 전 직원의 20%를 감원한다고 발표했고, USA투데이 등 260여 개 일간지를 발행하는 미국 최대 신문사 가넷도 올해 초 400명 감원에 이어 이달 1일 추가로 200명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020년 대선 이후 미국의 미디어 시청자수는 급감했다. 지난해 CNN 평일 밤 시간대 시청자수는 2020년 대비 38% 줄었고 폭스뉴스 34%, NBC 14%, ABC와 CBS도 각각 12%씩 시청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