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사장 “트럼프 보도, 2016년 대선 때만큼 안 할 것”

황효정
2022년 11월 18일 오후 3:12 업데이트: 2022년 11월 18일 오후 3:12

지난 2월 취임한 크리스 리히트  CNN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관련, 과거 2016년 대선이나 대통령 임기 때처럼은 보도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IT전문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리히트 사장은 “우리 뉴스 채널 CNN은 사실 검증을 할 준비가 됐다. 우리는 사안들을 균형 있는 시선으로 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리히트 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든 행보를 다루느라 우리의 뉴스매체를 소모하도록 두지 않겠다. 그러기엔 다른 주요 화두들이 존재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프 주커 전 CNN 사장의 지시에 따라 CNN 채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집중 보도했던 부분을 지적,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를 일일이 보도하느라 하루 8시간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뤄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히트 사장은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기간 CNN 시청률이 올랐다는 사실을 짚었다.

중립적 성향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로 명성을 쌓아온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하는 데 앞장서며 좌파 매체의 선봉으로 변모했다. 이 속에서 CNN의 시청률은 뛰어올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이후 시청률은 곧장 폭스뉴스 등 경쟁 뉴스 전문 채널들과 비교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Robyn Beck/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이와 관련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이후 모든 뉴스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됐으며 CNN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걸쳐 급진적으로 좌파 성향을 띠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CNN 프로그램은 좌파 성향 방송사 MSNBC보다도 더 좌편향이 두드러졌다. 좌파 편향성이 특히 강한 프로그램으로는 ‘CNN 투나잇’ 등 CNN 황금시간대에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꼽혔다.

이에 리히트 사장은 “CNN은 매우 공정한 자세로 모든 사안을 두고 각각 어느 수준의 보도가 이뤄져야 하는지를 판단해 취재, 보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15일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선언 첫 25분 부분만을 중계한 뒤 화면을 패널토론으로 전환했다.

한편 올해 4월에 취임한 후 6개월간 사업 검토를 진행해 온 리히트 사장은 지난달 세계 경제 침체를 언급하며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해고를 포함, CNN 조직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리히트 사장의 입장을 전하며 “리히트 사장이 의도하는 변화는 사람, 예산, 프로젝트에 모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 리히트 CNN 사장은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유명한 시라큐즈대학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 LA에 본사를 둔 KNBC에서 방송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지상파 방송 CBS로 옮겨 프로그램 담당 부사장을 맡았고, 2022년 CNN 최고 경영자로 영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