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중국이 탁구 금메달” 경기 끝나기도 전 오보로 빈축

2021년 07월 28일 오전 9:41 업데이트: 2021년 07월 28일 오전 11:35

일본이 중국 이기고 사상 첫 탁구 금메달 딴 혼합복식 결승전
CCTV 공식 웨이보에 “중국 금메달”…경기 진행 중 올려

일본 탁구가 중국팀을 물리치고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중국 관영 CCTV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중국 선수들이 우승했다는 황당한 오보로 눈총을 받았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일본의 미즈타니 준-이토 미마 조는 중국의 쉬신-류스원 조를 세트스코어 4:3으로 꺾고 일본 탁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중국 팬들은 올림픽 탁구의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혼합복식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경기 내내 웨이보는 ‘탁구 혼합복식 결승전’이라는 키워드로 도배되다시피했다. 한 네티즌은 “산소실에 가야 할 것 같다”고 숨가쁜 긴장감을 드러냈다.

결과는 일본팀의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일본팀은 경기 초반 세트스코어 2:0으로 뒤지며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이어진 3세트에서도 초반부터 큰 점수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미즈타니 준-이토 미마 선수는 서서히 점수를 따라잡으며 3세트를 가져갔고 이후 내리 2세트를 더 따내며 세트스코어 2:3으로 판세를 뒤집었다. 둘은 6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마지막 7세트를 이기며 세트스코어 4:3으로 최종 승리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패배는 중국 팬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런데 CCTV는 공식 웨이보에 “쉬신과 류스원 금메달 획득! 축하합니다”라며 “탁구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 쉬신, 류스원 우승! 국기를 올리고 국가를 울려라!”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26일 2020 도쿄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결승전 중국팀 승리 소식을 오보한 CCTV 웨이보 게시물. 왼쪽 위 게재 시각 오후 8:40이 확인된다. 해당 게시물의 첫 댓글(하단)은 “아직 경기 안 끝났다”였다. | 웨이보

게재 시각은 중국 시각으로 오후 8시 40분, 일본 현지시각으로는 오후 9시 40분이었다. 이날 탁구 혼합복식 결승은 오후 10시 30분께 끝났다. CCTV는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승전고를 울린 셈이다. 3세트 초반까지만 보고 기사를 낸 것으로 추측된다.

CCTV의 ‘중국 탁구 금메달’ 게시물의 첫 댓글은 “아직 경기 안 끝났다”였다. 이후 패배가 확정된 뒤로는 “이게 무슨 허튼 장난?” “어이가 없다” “미리 준비한 금메달 획득 소식을 확인도 안 하고 그대로 낸 듯” 등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중국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수여 된 총 32개 금메달 가운데 28개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지금까지 중국을 제외하고 금메달을 가져간 나라는 한국과 스웨덴뿐이다.

탁구 결승 이전까지 1위 미국(금메달 8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중국(6개)은 이날 패배로 3위로 내려앉았고 일본(7개)이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중국은 탁구 혼합복식 외에도 남자 10m 플랫폼 다이빙, 여자 역도 55kg급에서 모두 은메달을 기록했다. CCTV 측은 뒤늦게 금메달을 은메달로 고쳤지만, 끝나지도 않은 경기 결과를 보도한 언론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장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