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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백색테러’에서 정부 공직자들까지 ‘인증샷’ 항의 성명
홍콩에서 벌어진 '백색테러'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간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켜보기만 하던 각계 원로와 시민단체, 공직자들까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콩사회의 시민자유와 법치질서를 파괴하는 '백색테러'를 규탄하면서 거리에서 피땀 ...홍콩 시위대 겨냥한 백색테러…임산부까지 무차별 공격 (영상)
지난 21일 홍콩 위안랑 지하철역 안에서 흰색 상의와 검정 바지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 수십 명이 몽둥이를 들고 ...홍콩 시위대, 정보검열로 시위 사실 모르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에어드롭’
역사적으로 공중 전단 살포는 심리전의 효과적인 형태로 이용돼 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나치 정권의 기만적인 선전·선동을 폭로하기 위해 독일 영토 상공에서 항공기로 전단이나 수소 풍선을 무더기로 떨어뜨렸다. 또한 한반도 분단 이후 탈북자 단체 등은 북한에서 금지된 자료를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중국 국영 언론은 홍콩 대규모 시위에 대해 침묵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차단과 AI 검열로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된 사진, 비디오 및 보도 내용이 확산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 결과 7월 7일 23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홍콩 집회를 목격한 많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몇 주 동안 홍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해 충격을 받고 당황했다. 홍콩 시위대는 홍콩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싸워 왔는지 중국인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기발한 방법을 알아냈다. 그것은 바로 현대판 전단 살포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에어드롭’. 에어드롭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간편하게 전송하는 기술이다. 현재 애플 기기(휴대전화, 태블릿 등)는 파일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 앱을 사용할 수 있으며 10m 이내에 연결된 장치끼리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들은 애플 기기에서 중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체자로 메시지를 작성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로 방문객에게 전달했다. “지난 한 달 동안 홍콩에서 대규모 퍼레이드가 3차례 있었고, 무려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당신이 홍콩에서 멋진 여행을 하고, 집회의 자유를 경험하기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위한 것입니다.“ 에어드롭으로 전송한 메시지에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그들의 호소가 담겨 있었다. 어떤 메시지는 중국 공산정권의 잔학한 행위를 폭로하고자 했다. 2008년 중국에서 발생한 분유 파동을 비난하며 독극물이 들어간 불량 분유 때문에 머리가 부은 아기 사진도 함께 올렸다. 중국 국영 방송은 홍콩 시민을 부추겨 ‘폭동’을 조직한 세력은 ‘외국의 반중국(Anti-China) 세력’이라고 주장한다. 에어드롭의 또 다른 파일에는 배후에 “반중국 외국 세력”은 없다고 항변하며, 1989년 톄안먼 사태 때도 중국 공산당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같은 수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일부 홍콩 시민은 수신자가 에어드롭 메시지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알리페이나 위챗 결제용 QR 코드를 넣기도 했다. 홍콩인들이 반대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마카오, 대만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으로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대한 인권침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홍콩은 대규모 시위로 이 법안의 개정을 저지해왔다. 앞서 6월 9일 행진에 103만 명이 참가했고 6월 16일에는 홍콩 인구의 4분의 1인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왔으며 이달 1일에는 50만 명이 넘는 홍콩인이 시위에 동참했다.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 자유위해 분투하는 “홍콩의 미래는 낙관적”
임기를 마치고 홍콩을 떠나는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 커트 통(Kurt Tong)이 이달 2일 자신의 마지막 공개 연설에서 홍콩 시민에게 “폭력을 자제하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평화롭게 행사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또 표현의 자유를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며 “(이들 덕분에) 홍콩의 미래는 낙관적”이라고 평했다. 커트 통은 홍콩오션파크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전날 있었던 홍콩 입법회 점거 사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우려를 표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은 폭력을 자제할 것을 호소하며 입법회 내 폭력과 파괴에 실망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홍콩의 성공은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포함한 법치와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는 데 기반을 둔 것이다”라고 말하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는 평화롭게 행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3년간 홍콩에 거주한 커트 통은 홍콩의 사법 체계, 법치, 표현의 자유 등이 홍콩을 특별하게 만든 원칙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미국인은 홍콩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고 확신에 차 있다”라며 “(그러나) 지난 몇 달간은 힘든 시기였고 실수와 충돌도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분투가 자신을 낙관적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역사와 헌법도 실수가 있었고 충돌이 있었지만 그 의도는 좋은 것이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커트 통은 "나는 이념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가치관도 마찬가지다. 나는 홍콩이 올바른 이념, 올바른 가치, 그리고 심지어 올바른 기본 틀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두 체제)를 가지고 있어 사회의 성공과 번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의 또 다른 관건은 당연히 노력하는 것이다. 홍콩 시민들의 노력이 충분히 보인다”고 덧붙였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폭력을 피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 커트 통은 자신이 홍콩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논평하기 불편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표현의 자유는 홍콩에서 유지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위자들에 대해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위자들을 옹호하기도 했다. 외국인으로서 그는 홍콩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했고, 홍콩의 평화와 즐거움과 번영을 바라며, 국민들도 화합하고 삶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콩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고 고도의 자치와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칭찬했다. 커트 통은 ‘미-홍콩 정책법(US-Hongkong Policy Act)’이 미래에 취소될지 여부에 대해 “‘미-홍콩 정책법’은 미국이 홍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틀이며, 홍콩과 미국 사이에 존재하는 이 법적 틀에 어떠한 변화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대답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홍콩을 무역과 경제 문제에 있어 중국과 분리된 존재로 취급한다. 커트 통은 또 "미국은 정치, 통치, 경제 정책 또는 그와 유사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수 있는 정당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홍콩에 엄청난 투자를 했고 10만 명에 가까운 미국 국민이 홍콩에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1400여 개의 미국 회사가 홍콩에 있고 10만 홍콩인을 고용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개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관점을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기가 끝난 커트 통은 미국으로 돌아가 앞으로 민간 부문에서 일하게 될 예정이다. 그의 뒤를 잇는 홍콩 총영사는 상하이 총영사였던 한스컴 스미스(Hanscon Smith)로 내정돼 있다.홍콩 법조계, ‘송환법’ 반대…1997년 이후 최대 규모 행진
홍콩정부가 법조계의 의견에 상관없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개정을 강행했다. 약 3000명의 법조인이 6일 검은 옷을 입고 행진하며 개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1997년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주권이 이양 된 이래 최대 규모의 법조계 행진이다. 30명의 법조계 선임위와 궈룽컹 입법회 의원이 주최한 법조계의 행진은 검은색 옷을 입고 구호도 표어도 없이 침묵으로 6일 오후 6시 대법원을 시작으로 약 저녁 7시에 정부 청사에 도착했다. 시위대는 3분간 침묵으로 정부 청사를 바라봤다. 홍콩변호사협회 역대 협회장인 천캉쌍, 앨런 렁, 마틴 리 등이 참가했고, 현 변호사협회장인 다이치쓰도 중도에 합류했다. 그들은 대륙에는 인권이 없기 때문에 송환법이 통과되면 홍콩 법정이 개입할 수 없음을 우려했다. 송환법은 홍콩에 체류 중인 중국 내 범죄용의자를 중국으로 송환가능하게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의 최대 논란은 홍콩에 입국하거나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적 반체제인사들과 외국금융상업기관 종사자들이 중국법 위반으로 체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홍콩의 인권 운동가들은 지난달 9일 뉴욕에서 홍콩과 중국의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패널토론에 참석했다. 전 입법회 의원이자 홍콩 변호사 협회 회장인 마틴 리는 “재판관이 홍콩 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심지어 외국인도 이 법안의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정권에 비판적인 외국 국적자들의 인도를 도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 당국은 중국에 체류하면서 마약 판매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과 이를 뒷받침할 증인 진술만 확보하면 된다”고 말했다. 법조계 선거위 차시워 위원은 "홍콩 정부가 굳이 이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은 선(善)의 고집이 아니라 악(惡)의 고집이라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에 사법적 독립이 없음을 강조하며 "중국은 지금까지 공산당이 통치하고, 중국 법원은 정법위가 이끌고 있으며, 정법위는 공산당이 관할한다. 법원이 사건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원이 사건 심사를 지휘해 판결을 내리는데 어떻게 그것을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콩의 대변호사인 황푸신 전 협회장도 행진에 참가해 홍콩정부는 법조계와의 직접 대면을 거부했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항의하고 입장을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법조계가 여러 차례 나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시민들은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전 홍콩 시민들에게 진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전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6월 9일 송환법을 반대하는 대행진에도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렁 변호사협회의 전 회장이자 공민당 의장은 지난 9일 홍콩인권진선(民陣)이 개최하는 중국 송환 반대 대행진에 많은 사람이 나올수록 홍콩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서 ‘우산혁명’ 이후 최대 규모 시위
홍콩 사법 당국은 20일 2014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 이른바 ‘우산혁명’을 주도한 전 학생 리더를 포함한 16명에 대해 실형 판결을 내렸다. 이에 항의해 약 10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홍콩 시내에서는 시민인권전선·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홍콩중지(香港衆志)당 등 4개의 정당과 민주성향 단체가 시위를 주최했다. 최고 기온 34.7℃의 더운 날씨에도 수만 명의 시민이 쏟아져 나와 우산혁명 지도부의 유죄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대는 사법부 개혁과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홍콩 시내 완차이(灣仔) 지역을 출발해 센트럴 지역까지 행진한 뒤 최종심이 펼쳐질 홍콩 종심법원(終審法院)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17일, ‘우산혁명’을 주도한 전 학생 리더 조슈아 웡(黃之鋒·20)과 네이선 로(羅冠聰·24), 알렉스 차우(周永康·27) 3명에 대해 불법집회 참가죄 등을 적용해 징역 6~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작년 8월 홍콩 동구법원에서 치뤄진 1심에서는 이들에게 사회봉사명령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실형이 선고된 것이다. 또한, 지난 15일, 2014년 홍콩 정부가 책정한 중국 본토와 접한 신계 지구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고 이 계획의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간 13명의 시민에 대해 8개월에서 13개월의 금고형을 선고했다. 홍콩 시민들은 전 학생 리더 16명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20년래 ‘최초의 정치범’으로 간주한 중국 당국의 압제 정치에 분노를 드러냈다. 이날 시위에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돌려줘! 홍콩 양심수를 지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