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M 주도자, 말리부 인근 백인 거주지에 고급주택 구입

하석원
2021년 04월 13일 오후 4:52 업데이트: 2021년 04월 13일 오후 6:38

블랙리브스매터(BLM·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주도자의 한 명이 최근 미국 LA 백인 밀집 지역 고급 주택가 저택을 구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명 인사 부동산 전문 블로그 더트(Dirt.com)는 지난 7일(현지시각) BLM 주도자 패트리스 컬로스(37)가 140만 달러(15억7천만원)짜리 저택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침실 3개와 욕실 2개, 거실과 주방이 들어선 주택은 캘리포니아의 유명 해변인 말리부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으며, 지역 주민 88.2%가 백인이고 흑인은 1.4%에 그친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며 흑인 인권을 외쳤지만 백인 거주지에 고급 주택을 구매한 컬로스의 행위에 대해 “곤경에 빠진 흑인들의 처지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고 사기꾼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수매체인 레드보이스미디어는 “BLM 설립은 돈이 된다”며 “이곳은 마르크스주의자, BLM 주도자가 살고 싶어 하는 곳이 아니라 소위 ‘인종주의자’, ‘백인우월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라고 꼬집었다.

컬로스 등 BLM 주도자들은 “우리는 훈련받은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이 지역은 BLM가 한창이던 작년에도 별다른 시위 한 번 없었던 지역이다. 레드보이스미디어는 “그래서 그녀가 더욱 이곳을 택한 것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컬로스의 행보가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펼치는 다른 운동가들과도 비교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저택은 그녀가 최근 총 320만 달러(36억원)를 들여 사들인 고급주택 4채 중 하나다.

미 매체 데일리와이어는 그녀가 주택 4채 외에 추가로 할리우드 셀럽들이 다수 거주하는 캐리비안 근방의 주택가 저택 구매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 부동산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천 달러를 기부받은 BLM 단체들이 자금 사용처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BLM 중앙본부격인 BLM 국제 네트워크(BLMGM)는 지난해 기부금 9천만 달러(약 1012억9천만원)를 거둬들였다고 발표했다.

BLMGM는 BLM 운동에 기부된 자금을 관리하고 각 지부에 지원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BLMGM은 이 자금을 지역 시민단체와 인종적 정의를 추구하는 단체에 지원할 예정이며 현재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AP에 밝혔다.

그러나 기부금과 관련한 내분을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각 지역의 BLM 단체들은 BLMGM의 ‘기부금 독식’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과 마찰을 빚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BLM 뉴욕지부의 호크 뉴섬 지부장은 BLMGM의 자금 사용 내역에 대한 외부 독립조사단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LMGM은 주요 기부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 지난 2016년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설립됐지만, 비영리단체로 인증되지 않아 국세청 납세신고서를 공개적인 형태로 제출할 의무가 없어서다.

비영리단체로 인정되면 소득세 비과세, 기부금 공제 등의 세금 혜택을 받는다. 대신 각종 보고와 장부 보관 의무가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비영리단체로 인정되는 것이 기부금 모금 등에 유리하다.

그러나 BLMGM은 비영리단체가 아니므로 재무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도, 컬로스의 급여 내역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컬로스는 BLMGM의 유일한 이사로 지난 11월 집행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컬로스의 소득원이 BLMGM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2018년 ‘그들이 당신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때’라는 제목의 BLM 운동 회고록을 발간했다. 이 책은 그해 베스트 셀러가 됐다.

또한 워너 브라더스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인종적 정의를 사회에서 구현하는 내용의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5월 흑인 조지 플로이트가 숨진 사건 이후 채 한 달도 안 돼 BLM이 3300만 달러(약 371억3천만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