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M, 공동 설립자 가족·측근에 50억원 지급사실 확인

한동훈
2022년 05월 23일 오전 9:23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12

BLM, 미 국세청 제출한 회계연도 세금신고서 공개
측근에게 컨설팅비 27억, 동생·애아빠에게 10억씩

반(反)인종차별 운동단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가 공동 설립자 패트리스 컬러스(38)의 가족과 측근에게 50억 원이 넘는 돈을 준 사실이 확인됐다.

BLM이 미 국세청에 제출한 2020년 회계년도 세금신고서에 따르면, BLM은 샬로미야 바워즈의 컨설팅 업체에 217만 달러(약 27억6천만원)를 컨설팅비로 지급했다. 바워즈는 컬러서의 측근이자 BLM의 이사다.

이 신고서에서 컬러스는 자신을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보수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BLM은 컬러스의 남동생인 폴이 설립한 경호업체에 84만 달러(약 10억7천만원)를 지급했다. 지급 사유는 ‘BLM 단체에 전문적인 경호 서비스를 제공했다’였다.

그러나 폴은 1991년부터 30년 가까이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해왔으며, 경호 회사는 BLM이 흑인 인권시위를 일으키고 난 뒤인 2020년 7월 설립했다.

BLM은 또한 래퍼인 데이먼 터너의 회사에도 97만 달러(약 12억3천만원)를 지급했다. 지급 사유는 ‘공연 연출과 디자인, 미디어’였다.

터너는 동성애자인 컬러스가 키우는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다. 컬러스는 흑인·퀴어 운동가인 자나야 칸과 동성 결혼했으며 현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2013년 컬러스 등 흑인 활동가 3명이 공동 설립한 BLM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을 휩쓴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 이에 2020년 한 해에만 9천만 달러(약 1140억원)의 기부금을 거둬들였다.

이후 불투명한 자금 집행이 확인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공동 설립자 3명 중 유일하게 BLM에 남아 스스로 BLM 이사장을 맡은 컬러스의 기부금 유용 의혹에 비판이 집중됐다.

지난 3월에는 컬러스가 LA의 백인 부촌에 140만 달러(약 17억8천만원) 상당의 집 등 4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부금 유용 의혹이 고조됐다.

이에 컬러스는 “2013년부터 강연과 책 판매로 얻은 수익으로 구매했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실제로도 기부금 유용 증거가 나오지 않아 의혹은 흐지부지 끝났지만, 이 사건으로 BLM은 내분을 겪었다.

자생적으로 지방에 결성된 풀뿌리 조직에서는 컬러스 이사장의 불투명한 기부금 집행과 결정 방식을 문제 삼았다. 정작 2014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의 가족 지원에는 무관심하다는 점도 새삼 입에 오르내렸다.

결국 컬러스는 BLM 이사장을 사퇴했지만, 비슷한 문제 제기는 계속됐다.

작년 7월에는 BLM이 비밀리에 컬러스의 동성 배우자가 설립한 캐나다 자선단체에 800만 달러(약 101억8천만원)를 기부했고 이 중 630만 달러(80억2천만원)는 토론토의 한 저택 구매에 사용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 저택은 과거 캐나다 공산당의 본부로 사용된 3층 건물로, 현재 흑인 예술가들을 위한 사회활동과 작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