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국인 480만여 명 일자리 대체할 것” 美 보고서

김태영
2023년 04월 7일 오후 9:33 업데이트: 2023년 04월 7일 오후 9:33

인공지능(AI)이 미국인 근로자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인사관리 컨설팅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는 지난 4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AI가 대체할 직업과 근로자 수를 조사한 결과 미국인 근로자 480만여 명이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CG&C는 조사 과정에서 오픈AI가 개발한 챗GTP에 ‘AI 서비스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챗GTP는 여러 업종 리스트를 제시했다. CG&C는 이 목록을 기반으로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서 해당 업종들의 피고용인 수를 합산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현재까지 AI는 사람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단 지원하는 쪽에 더 가깝다고 CG&C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직업에는 고객 서비스 담당자, 테크니컬라이터(컴퓨터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 집필하는 사람), 자료 입력 사무원, 카피라이터, 번역가와 통역가 등이 포함됐다.

이 중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자동화된 AI 응답이 인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하면서 상당히 많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미국인 근로자는 약 290만 명이다. 보고서는 향후 10년 내 이들 중 약 4%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AI 산업 발전과 함께 증가하는 일자리도 있었다. 데이터과학, 머신러닝(기계학습), 수학, 통계 및 공학 분야다. 특히 데이터 과학은 AI 시스템 개발에 필수적이며 머신러닝은 AI가 자동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로, AI 산업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학, 통계, 로봇 공학 및 자동화 분야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언어학 분야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어의 진화와 흐름을 연구하는 언어학자들은 AI 모델을 프로그래밍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보고서는 AI 산업이 발전할수록 미국은 지금보다 더 많은 언어학자와 프로그래머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앤드루 챌린저 CG&C 수석 부사장은 “AI 산업 발전으로 향후 10년간 일부 업종의 일자리는 감소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예측 언어 모델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람이 하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어서 근로자들은 이전보다 고차원적 사고가 필요한 작업에 더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표한 연구 내용과도 일치한다. 앞서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골드만삭스는 “AI가 정규직 일자리 3억 개를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산업 발전이 인류에게 해로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기계지능연구소(MIRI) 공동 설립자이자 선임 연구원인 엘리저 유드코프스키는 “우리는 현재나 가까운 미래에 강력한 AI 환경으로 이뤄진 세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서 “나를 포함해 이 문제에 몰두해온 많은 AI 연구원은 인간보다 훨씬 똑똑한 AI가 구축된 환경을 가정했을 때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죽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고 우려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기업가와 전문가들은 챗GTP-4보다 강력한 AI 시스템 개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애플 공동 창립자 스티브 워즈니악, 스태빌리티AI 창업자 겸 CEO 에마드 모스타크 등 1843명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 서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