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동안 ‘주차갑질’ 벌이던 남성을 ‘응징’한 한 소시민의 역대급 참교육

이서현
2021년 01월 15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3

서울의 한 신축빌라에서 무려 8개월 동안 경악할 만한 주차갑질을 벌이던 한 남성.

주민들이 항의에 욕설과 보복성 테러를 이어가며 뻔뻔하게 굴던 그는 한 소시민의 응징에 꼬리를 내렸다.

MBC ‘실화 탐사대’

지난 9일 방송된 MBC ‘실화 탐사대’는 이 주차갑질남과 그의 정체를 찾아낸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처음으로 이 사건이 이슈가 된 건 지난해 12월, 해당 빌라에 사는 주민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쓰면서부터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39세대짜리 신축 빌라에는 총 29개의 주차구역이 있었다.

입주민은 가구당 1곳만 주차했고, 서로를 배려하며 평화롭게 지냈다.

보배드림

MBC ‘실화 탐사대’

그런데 지난해 4월 문제의 갑질남이 입주하면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그는 고급 외제차 여러 대를 가져와 가뜩이나 좁은 공간을 다 차지했다.

5일 넘게 두 자리를 차지한 채 차를 방치하거나, 다른 사람이 이중주차를 하지 못하게 비스듬하게 차를 대놨다.

MBC ‘실화 탐사대’

다른 이의 차를 막고서도 중립 기어를 해놓지 않거나, 연락조차 받지 않았다.

겨우 연락이 닿으면 “택시를 타고 가라”며 막말을 했다.

보배드림
MBC ‘실화 탐사대’

한 입주민이 엘리베이터에 경고문을 붙이며 주의를 주자, 갑질남은 오히려 안하무인 태도로 답글을 남겼다.

이후, 그는 새벽에 클랙슨을 울리거나 창문을 열고 큰 음악을 틀어놓으며 소음공해를 일으켰다.

또 멀쩡히 주차된 차를 빼 차량 통로를 막아버리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그때뿐이었고 소음공해와 민폐주차는 계속 이어졌다.

8개월 동안 입주민들은 수많은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했다.

MBC ‘실화 탐사대’

결국, 참다못한 한 입주민이 보배드림에 글을 올리게 되면서 이슈가 됐고 뉴스로 보도됐다.

곧바로 주민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하던 갑질남은 다음 날, 태도를 180도 바꿔 사과했다.

그 배경에 A씨가 보배드림에 올린 게시글이 지목됐다.

MBC ‘실화 탐사대’

A씨는 갑질남이 과거 유튜버로 활동했던 ‘빅보스맨’의 오른팔인 ‘치킨맨’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찾아내 폭로했다.

‘빅보스맨’은 불법 개인 렌트업을 하다 구치소에 수감된 인물로, 피해자만 100여 명이며 피해 금액도 300억 원에 달한다.

최근까지 ‘치킨맨’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빅보스맨’이 한 불법적인 일을 공익 제보했지만, 실체는 그의 일을 도왔던 사람이었다.

MBC ‘실화 탐사대’

관련 사건의 한 피해자는 제작진과 인터뷰하며 벤틀리 갑질남 관련 뉴스에서 나온 외제 차가 자신의 차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수천만 원의 할부금을 내면서도 차를 타지도, 찾지도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빅보스맨’ 일당에 대해 제대로 된 경찰 수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익명의 제보자는 이들이 경찰 측에도 돈을 건넸다고 언급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저 단순갑질로 묻힐 수도 있던 사건에 숨은 검은 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건 A씨의 정의로운 오지랖이 큰 몫을 했다.

누리꾼들은 “시민분 정말 대단하다” “단순 갑질이 아니네요” “제대로 공론화해서 관련된 사람들 다 조사하고 제대로 처벌하길 바랍니다” “결국 자기 차도 아니면서 맘대로 타고 다니던 거네” “보배행님들은 뭐 하시는 분들이시길래… 정의로운 사람들만 가득한 거입니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