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 강력 범죄자들 ‘스스로 경찰서행’ 하게 한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의 엄포

정경환 기자
2019년 09월 21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7

필리핀에서 대통령 두테르테가 석방된 흉악범을 상대로 엄포를 내려 많은 수의 재범자를 자수하게 했다.

필리핀 교정 당국은 지난달 중순, 복역 중인 모범수를 최장 19년까지 감형할 수 있는 ‘모범수 감형법’에 따라 1만 1천 명의 재소자를 석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석방됐던 범죄자들이 살인이나 마약 밀매 등 중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두테르테 대통령 | 연합뉴스

교정국 직원들의 뇌물수수 의혹까지 제기된 지난 4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니카노르 파엘돈 법무부 교정국장을 전격 경질했다. 석방된 흉악범들에게 “15일 안에 자수하라”고 엄포를 내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어 “죽은 채로 또는 산 채로 체포하라”면서 “죽은 채로 체포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감옥에 가두면 먹여줘야 하고 그러면 돈이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메나르도 게바라 법무부 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필리핀 경찰특공대 | 연합뉴스

두테르테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고 지난 17일 8시 20분 기준 자수 인원이 692명으로 집계됐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기한 내 자수하지 않은 흉악범에 현상금 100만 페소(약 2천285만 원)를 걸겠다”며 기한을 이틀 남기고 다시 한번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임기 3년 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25만6천여 명을 체포, 128만4천여 명의 자수범의 접수를 받았다.

경찰의 진압과정 중 마약 거래 용의자 6천847여 명의 용의자가 진압 과정 중 사살됐으나 그 중 ‘초법적 처형’으로 인해 실제 사망자는 더욱 많을 것이라는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