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부활한 미 해군 제2함대, 중국의 북극 야욕에 대응해 작전능력 강화

크리스 스트리트
2020년 01월 4일 오후 11:51 업데이트: 2022년 10월 12일 오후 1:15

뉴스 분석

오바마 대통령 시절 해체됐다가 지난해 7년 만에 부활한 미 해군 2함대가 중국의 북극 활동에 대처하는 작전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2함대는 약 126척의 배와 4500대의 항공기, 그리고 9만 명의 선원을 거느리고 북극에서 남극까지 미국 동해안에서 유럽 서해안에 걸쳐 약 9,840km²에 걸친 해역을 작전 구역으로 하고 있었으나, 2010년 8월 10일 미소 냉전의 유물로 지적되면서 2011년 해제됐다.

공교롭게도 2010년 10월 중순 중국 공산당은 북극의 “새로운 영토” 획득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는 이듬해 발간한 ‘제12차 5개년 계획’에서 점차 구체화됐다.

그 이후 시작된 중국 공산당의 ‘북극권 이니셔티브’는 2015년에 중국 국가공식 문서에 처음 등장해 2018년 1월 북극 정책 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절정에 달했다. 백서에서는 “중국은 북극 문제의 이해당사자”라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에 이은 제3의 실크로드인 ‘빙상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북극 야욕은 상대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조망을 받지 못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토 분쟁을 벌이며 지역 패권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서는 “시선이 분산됐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는 북부지역 국가들에 안보상 위험요소로 대두됐다. 스웨덴 국방연구소의 니클라스 그랜홀름 박사는 “중국의 활발한 북극 활동이 이 지역의 지정학적 지도를 크게 다시 그려낼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북극 진출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북극해에는 세계 천연가스의 30%, 미발굴 석유의 13%가 매장돼 있다. 북극 신항로는 기술 발전과 기후 변화로 인해 오는 2050년까지 연중 매일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전략적 동맹관계인 러시아는 북위 88도의 로모노소프 해령(海嶺)이 러시아의 일부와 대륙붕으로 연결돼 있다며 120만km²에 달하는 북극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자료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에 제출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쟁탈전을 벌이는 사이,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8년 7월 1일 장교 11명과 사병 4명으로 제2함대 재창설 작업에 돌입해 지난해 9월 30척 가까운 배와 120대 가까운 항공기로 덩치를 키웠다.

제2함대의 주요임무는 중국과 러시아의 해양 군사력에 대한 대처다. 중·러는 무소음 잠수함, 초음속 및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ASM), 스마트 어뢰, 유비쿼터스 센서 등으로 요약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남중국해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는 해상 의용대 ‘리틀 블루맨’(Little Blue man)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미 해군사령부 부사령관 제임스 포고 제독은 최근 기자들에게 “현재 세계 잠수함 경쟁이 뜨겁다”며 “1983년부터 이 일을 해왔는데, 내가 기억하는 한 올해(2019)가 가장 바쁜 해였다”고 했다.

포고 제독은 “러시아는 수중에 계속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는 서구와 NATO에 도전하는 비대칭 전략이다. 실제로 그들은 꽤 잘 해냈다”고 설명했다.

제2함대가 완전한 작전 능력을 갖추게 된 것과 때를 맞춰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BSA)는 ‘바다를 되찾기 위해 해상 함대를 의사결정권자로 하는 중심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체제 전환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CBSA는 “미 해군은 더욱 민첩해져야 하고 비용면에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중국 같은 대국과 전쟁에서 분산작전을 수행하기에 현재 해군 전력이 인력집약적이고 값비싼 대형 전투부대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