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내기’ 이기려고… 밤새 에버랜드까지 ’44㎞’ 걸어간 중학생들

연유선
2023년 05월 18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23년 05월 18일 오후 4:20

하남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44㎞를 11시간 동안 걸어간 중학생들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지역의 한 온라인 카페에는 ‘아침에 에버랜드 가겠다고 하남에서부터 걸어왔다는 중학생 2명’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우리 집 쪽은 버스도 2시간에 한 번 다니는 외진 곳에 있는 단독 주택인데, 엄마가 아침부터 (집 앞으로) 나와 보라고 해서 나갔더니 마당에 웬 중학생 남자아이 두 명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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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남중생 2명은 마당에서 A씨 어머니가 준 고구마를 먹고 있었다. A씨어머니는 그에게 “얘네들 에버랜드 데려다주고 와”라고 부탁했다. 알고 보니 남학생들은 이날 학교 현장 체험학습으로 에버랜드에 가는 길에 길을 잃었다.

A씨가 “학교에서 단체로 (현장 체험학습을) 가는데 왜 여기 있느냐”고 묻자, 학생들은 “하남에 있는 ○○중학교 다니는데, 반 애들끼리 현장 체험학습 장소인 에버랜드까지 걸어서 오는 7만원 내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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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들은 밤새 고속도로와 터널을 지나며 한참을 걸었는데 에버랜드에 다다를 때쯤 길을 잃었다고 한다. 때마침 A씨 어머니가 학생들을 발견해 집으로 데려왔다.

A씨는 학생들에게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했으나 이들은 “친구들과 약속했으니 걸어가겠다. 근데 길을 모르겠다”라며 거절했다.  A씨는 산책 겸 학생들을 걸어서 데려다주고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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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오랜만에 이렇게 순수하고, 이 나이 또래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행동이어어서 귀엽고 걱정됐다. 아침에 드라마 한 편 찍은 느낌이었다”라며 “이 나이 또래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행동이어서 순수하고 귀여웠지만 걱정됐다. 에버랜드까지 11시간 밤새 걸어왔다는데 위험하게 고속도로로. 심지어 둘 다 검은 옷이었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을 에버랜드에 데려다주면서 “선생님과 부모님께 전화드렸고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라고 잔소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쯤 에버랜드 안에 있을 텐데 졸려서 잘 놀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너무 위험하니까 다음에는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