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용사 후손을 위해 ‘산타 할아버지’로 깜짝 변신한 군수님

이현주
2020년 12월 25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2

칠곡군이 6·25전쟁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고자 깜짝 산타로 변신했다.

22일 경북 칠곡군은 서울 노량진에 거주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인 크두스(10)군과 동생 마피(7)양에게 성탄 선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접 선물을 줄 수 없어 비대면 방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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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복장을 한 백선기 칠곡군수가 대표로 나서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전달했다.

이번 선물은 칠곡군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각계각층에서 보내왔다.

칠곡군이 국내 거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후손 30가구에 보낼 크리스마스 선물을 모은다는 소식에 주민도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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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어린이집 원생들은 참전용사 후손에게 보낼 크리스마스카드를 직접 썼다.

그림 동아리 ‘그리메’ 회원들은 크리스마스 액자를 제작했다.

인형극단 ‘상상’은 내전 중인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다문화가족 전통놀이 체험키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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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에서 활동하는 청년밴드 커피밴드는 직접 부른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2곡을 헌정곡으로 보냈다.

우리나라의 혹독한 추위를 걱정한 선물도 잇따랐다.

북삼읍 어로1리 주민들은 손뜨개로 목도리를 만들었고, 석적읍 한솔솔파크아파트 부녀회는 겨울 감기에 좋다는 생강차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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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군수도 사비를 들여 내의를 구입했다.

전통 음식과 농산품 기증도 줄을 이었다.

석적읍 망정1리 주민들은 참전용사 후손을 위해 김장을 하고, 기산면 농부 김종기 씨는 손수 수확한 햅쌀을 보냈다.

동명면 농민 손향남 씨는 된장을 보내왔고, 기산면 농부 오순기 씨는 누룽지 세트를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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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마스크와 생필품, 구충제 등의 생필품 기부도 잇따랐다.

주민이 모은 성탄 선물은 에티오피아참전용사후원회를 통해 24일 참전용사 후손에게 전달됐다.

백 군수는 “70년 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비하면 성탄 선물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잠시나마 따스함을 느끼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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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은 6·25전쟁 당시 253차례에 걸쳐 전투에 나섰다.

또 고아원을 만들어 전쟁고아를 돌봤다.

칠곡군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방어선 전투 중 가장 치열했던 ‘다부동전투’가 치러졌던 곳이다.

‘호국평화’를 도시 정체성으로 삼는 칠곡군은 이와 관련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