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함께 산 부부가 코로나로 동시에 세상을 떠났다, 손을 잡은 채

황효정
2020년 07월 28일 오전 11: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1:52

누구 한 명이 그리워할 필요가 없게, 함께 완전한 죽음을 맞은 노부부가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는 미국 텍사스 한 노부부가 코로나에 감염돼 손을 잡고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커티스 타플리(Curtis Tarpley, 79) 씨와 베티 타플리(Betty Tarpley, 80) 씨 부부가 지난달 18일 텍사스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53년 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같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는 이후 한평생을 정답게 지내왔다.

그러다 얼마 전, 아내 베티 씨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사진=팀 타플리 씨 제공

단순한 목감기인 줄 알았던 부부.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록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남편 커티스 씨는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결과는 코로나 양성이었다. 진단과 함께 베티 씨의 상태는 빠르게 악화했다.

커티스 씨 또한 검사를 진행했고, 마찬가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모님과 함께 병원에 갔던 아들 팀(Tim) 씨는 “부모님은 두 분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사진=팀 타플리 씨 제공

이후 부부는 각각 격리돼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베티 씨는 자신의 싸움이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베티 씨는 자신과 접촉한 뒤 자가 격리 중인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나는 갈 준비가 됐단다”

아들 팀 씨는 곧바로 다른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커티스 씨에게 전화해 “어머니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픽사베이

아들의 전화를 받자마자 “네 엄마는 어떠니?”라고 물었던 남편. 팀 씨는 “아빠는 그 순간 당신 또한 세상과 작별을 고할 준비를 하셨다”고 했다.

의료진은 상황을 고려, 이들 부부를 같은 병실로 옮겼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부부. 부부는 나란히 누워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 손을 잡은 채 한 시간 간격을 두고 각각 세상을 떠났다.

이들 부부는 사망 후에도 자신들의 시신을 의학 연구를 위해 써달라며 노스텍사스대학교 건강과학센터에 기증했다.

사진=팀 타플리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