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m ‘물폭탄’..대구·경북 3명 사망·2명 실종 등 피해 속출

연합뉴스
2019년 10월 3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3일

제18호 태풍 ‘미탁’이 대구와 경북을 관통하면서 열차 탈선, 산사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3일 오전 4시 현재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대구지방기상지청은 지난 1일 0시부터 3일 오전 4시 현재까지 울진에 531.1㎜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영덕 380㎜, 포항 322.1㎜, 구미 214.3㎜, 경주 199.1㎜, 대구 140.5㎜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울진에는 2일 하루만 279.8㎜가 내렸고 영덕(260.6㎜), 성주(242.0㎜), 포항(233.3㎜), 고령(217.4㎜)도 하루 동안 200㎜ 이상 ‘물폭탄’이 쏟아졌다.

18호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내 일부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19.10.2 | 연합뉴스

◇ 인명피해 속출 = 곳곳에서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오후 8시 30분께 경북 성주군 대가면에서 김모(76)씨가 농수로 배수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김씨는 집중호우로 배수로가 막힐 것으로 예상해 물 빠짐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3일 0시께는 포항시 흥해읍 급장리에서 이모(47·여)씨가 급류에 빠져 사망했다.

오전 1시 16분께는 영덕군 축산면 A(66)씨의 집이 무너지면서 A씨 아내(59)가 매몰돼 숨졌다.

비슷한 시각 포항시 북구 기북면 대곡리에서는 폭우로 주택이 쓰러지면서 노부부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박모(69·여)씨는 구조했지만 김모(72)씨는 매몰돼 수색 작업 중이다.

또 2일 오후 9시 50분께는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계곡에서 승용차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갔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는 발견했으나 운전자는 찾지 못했다. 이 차에는 인근 사찰 승려로 추정되는 운전자 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경북 봉화군 봉성면 외삼리에서 청도를 떠나 정동진으로 향하던 열차가 산사태에 의한 탈선사고로 멈춰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10.3 | 경북도소방본부제공

◇ 관광열차 탈선·KTX 선로 침수 = 3일 오전 3시 36분께 경북 봉화군 봉성면 영동선에서 정동진으로 향하던 해랑열차 제4206호의 기관차와 객차 등 2량이 산사태 여파로 탈선했다.

당시 열차에는 승객 19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으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열차는 청도를 출발, 정동진으로 향하던 관광 전용 열차로 전체 열차는 10량으로 편성되어 있다.

소방당국과 코레일 측은 현장에 구조대를 보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또 서울을 출발해 2일 오후 11시 10분 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KTX 제471호 열차는 포항역 방향 터널 등 선로가 물에 잠겨 동대구역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침수된 포항 도로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2일 18호 태풍 ‘미탁’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부품소재전용공단 주변 도로가 침수돼 차가 조심스럽게 지나가고 있다. 2019.10.2 | 연합뉴스

◇ 침수, 도로 유실 등 시설물 피해 잇따라 = 3일 오전 1시 30분께 영덕군에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강구시장 70여 가구와 오포 2리 100여 가구, 오포 3리 30여 가구, 영덕시장 인근 70여 가구가 침수됐다.

또 0시 12분께는 포항시 기북면에서 주택 1채가 전파되고 오전 1시 16분께는 영천시 도동에서 주택 4채가 침수됐다.

이와함께 경주시 외동읍 국도 7호선 냉천터널 사면 20여m,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 국도 7호선 도로사면 150m 구간 등 도로 4곳과 하천 3곳이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민 대피도 잇따랐다.

포항시 청하면과 신광면 등 산사태 우려지역 38가구에서 80여명의 주민이 인근 경로당으로 긴급 대피했다.

울진군 울진읍 읍내3리에서는 0시 30분께 하천 범람 우려로 500여 가구가 군민체육센터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울진군 평해읍에서도 300여 가구가 평해읍복지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밖에 포항시 대송면에서는 하천범람으로 주민 20여명이 임시로 대피했다가 3일 오전 2시께 귀가하는 등 경북도내 27개 지역에서 1천738가구, 1천8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오후 3시께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서는 한 변압기에 벼락이 떨어져 주변 지역이 1시간 동안 정전됐다가 복구됐다.

대구에서는 중구 동성로 건물 3층에서 유리가 파손돼 길에 떨어졌으며, 달성군 구지면 도로의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 수성구 일대는 낮시간 낙뢰로 신호등 19곳이 먹통이 됐다가 복구되기도 했다.

18호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골목길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2019.10.2 | 연합뉴스

◇ 하늘길·바닷길 막히고 교통 통제, 홍수특보 속출 = 대구 신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2일 밤부터 신천대교와 맞은 편 동로의 통행이 제한됐다.

포항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2일 하루 결항했고 대구공항과 제주, 인천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도 대부분 결항했다.

포항과 영덕 등 동해안 항·포구에는 선박 3천여척이 대피했다.

강 수위도 점점 높아져 낙동강 김천교 지점과 형산강 형산교, 강동대교 지점에 홍수특보가 발령됐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4시 20분을 기해 금호강 대구 불로동 지점에도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낙동강 홍수통제소측은 같은 하천이라도 지역과 장소에 따라 피해가 다를 수 있지만 강 인근 주민들은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영양군 영양읍, 일월면, 수비면과 영덕군 병곡면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대구시와 경북도, 각 기초단체는 상당수 직원이 태풍에 대비해 야간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3일 오전에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갈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취약한 곳을 중심으로 철저한 대비를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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