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자 낸 美 축제 차량 돌진 용의자 확인…테러 무관

한동훈
2021년 11월 23일 오후 5:18 업데이트: 2021년 11월 23일 오후 5:18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크리스마스 거리 행렬에 SUV차량으로 돌진, 최소 5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 용의자가 확인됐다.

22일 위스콘신주 워케샤 경찰당국은 전날 차량 돌진 사건 용의자가 대럴 브룩스 주니어(39)라고 밝혔다. 브룩스는 가정폭력 현장을 떠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단 테러는 아닌 단독 소행으로 보고 1급 고의살인과 가정폭력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목격자와 사건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브룩스는 붉은색 SUV차량을 운전해 사람들에게 돌진했으며 사람을 치고도 계속 차를 몰았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이중 9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에는 어린이도 18명 포함됐으나 위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행사 질서 유지 등을 위해 도로와 인도 사이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했으며 브룩스의 범행 시도를 발견하고 총격으로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브룩스는 바리케이트와 경찰의 저지망을 뚫고 행진하고 있던 학교 밴드를 들이받았다.

한 목격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브룩스)는 사람들을 치고 달리는 한편 창밖으로 총을 쏘며 최대한 많은 사상자를 내려고 했다”며 “행렬에서 춤을 추던 할머니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목격자들도 “총격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Waukesha, Wisconsin
경찰관이 크리스마스 축하 거리 행진 도중 SUV 챠랑 고의 돌진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을 입은 워케샤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1.11.21 | Mike De Sisti-USA TODAY NETWORK via Reuters/연합

다만 경찰은 “현장에서 한 경찰관이 차량을 멈추기 위해 용의자 차량에 총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용의자가 차량에서 총을 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경찰의 총격으로 행인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브룩스는 유튜브에 곡을 발표하며 래퍼로 활동해왔으나, 잦은 폭력 전과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지난달 5일 가정폭력 및 경찰 폭행 사건 등으로 기소돼 수감됐다가 일주일 뒤 500달러의 현금을 내고 보석으로 석방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룩스는 보석 도중 달아난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으며 1999년에도 범죄 기록이 조회되지만, 올해 2월 보석금액이 500달러로 낮아졌다. 브룩스는 보석금이 낮아지고 몇 주 뒤 이 돈을 마련해 풀려났다.

지역 사회에서는 끔찍한 사건에 대한 충격과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한편, 미국 전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관객이 찾아오는 지역의 명물 행사를 비극으로 만든 범행에 대해 분노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워케샤 카운티 정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밤 우리 공동체를 위해 기도해달라”며 ” “2년간의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간을 극복하고 소중한 명절 전통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민들의 격려와 지원을 호소했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