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사전투표, 화웨이 장비 5G 도입했던 LG 유플러스서 통신망 구축…“전부 국산 제품”

한동훈
2020년 03월 10일 오전 8:52 업데이트: 2020년 03월 24일 오전 10:13

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앞두고 사전투표를 위한 통신망이 LG유플러스 장비로 구축된다.

일각에서는 ‘사전선거’를 하지 말자는 논란이 일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를 도입했던 전력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사전선거와 관련된 LG유플러스 장비는 전부 국산 제품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용 통신장비와 무선통신망 사업자로 LG유플러스를 낙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업계 1위인 SK와 2위 KT에 이은 3위 업체다.

LG유플러스는 유·무선 통신장비 700대를 제작해 사전 투표소에 제공하고, 선거전용 무선통신망을 구축한다. 또한 선관위는 추가로 노후장비 700대 교체를 LG유플러스에 맡겼다.

전국 사전투표소는 3500곳. 이 중 1400곳에 LG유플러스 제품이 설치된다. 또한 모든 투표소에서 진행된 개표결과를 보고하는 통신망 역시 LG유플러스 장비가 표준으로 도입된다.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 사전투표 전 서울 마포구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된 사전투표 운영장치 모의시험에서 관계자들이 전자서명과 신분증을 인식하는 ‘본인확인기’를 통해 신원확인 절차를 시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인 명부를 대조하거나, 개표결과를 보고할 때 LG유플러스 장비로 구축된 설비와 통신망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인 SK와 KT 가운데, 무선장비를 화웨이 제품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업체다. 지난해 화웨이 장비를 이용해 서울 등 수도권 북부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LG유플러스가 본격적으로 화웨이의 손을 잡은 것은 2013년부터다. 이상철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 주도로 이뤄졌다. 이후 회사를 그만둔 이상철 부회장은 2017년 화웨이 총괄 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됐다.

LG유플러스가 서울과 수도권 5G 네트워크 및 기업, 홈 서비스 네트워크에 통합 광선로감시시스템을 적용했다. 2019.5.13 | 연합뉴스

미국, 화웨이 5G 장비 사용에 대해 우려 표시

화웨이 제품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5G 장비에 백도어(Back Door·인증없이 몰래 전산망에 침투하는 장비)가 설치돼 화웨이 측에서 전 세계 정보를 무차별로 수집할 수 있다고 강한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에 “5G 사업에서 믿을 수 있는 공급업자를 선정하라”며 화웨이 등 중국기업 배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미국 고위당국자는 “중국 공산당에 의해 일반시민들의 개인정보가 수집되는 사태는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5G 기술개발에 왜 전략적으로 투자하나

5G는 미래 과학기술의 핵심으로 불리는 통신분야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통신뿐만 아니라 조명, 방재, 치안, 교통 등 ‘스마트 시티’ 분야에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인공지능을 통해 사람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현재 5G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대 투자를 하는 국가가 중국이다. 구체적으로 화웨이 등 대형 통신기업이 이를 주도한다.

서방에서는 화웨이를 민간기업이 아닌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기관’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의 공산당원이라는 점도 한 요인이다.

런정페이는 중국 내 정부와 군 통신사업을 독점하다시피 싹쓸이 수주하며 회사를 키웠다.

지난해 7월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 싱크탱크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에서 화웨이 직원 수천 명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화웨이-中인민해방군-中정보기관 사이 깊은 연관성이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직원이면서 인민해방군에 기관에 고용된 사람이 있었고, 중국의 해킹·통신 분야에서 일했거나 정보기관 관련된 화웨이 직원들도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발간된 중국군 인공지능·무선통신 등 보고서에 화웨이 직원 이름이 공동저자로 기재된 보고서가 많았다며, 화웨이와 중국군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화웨이는 기술개발에 거액을 쏟아부으면서도 핵심부품은 인텔 퀄컴 등 여전히 미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미국 정부가 자국기업에 대해 화웨이와 거래제한 조치를 내리면서,LG유플러스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지난해 LG유플러스 측은 “내년(2020년)까지 구축할 5G 통신장비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중앙선관위의 반론을 반영해 기사를 수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