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봉쇄에 오히려 확진 신기록 네덜란드 “규제 일부 완화”

하석원
2022년 01월 15일 오후 3:36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3:25

초강력 봉쇄에도 오히려 확진자 급증…하루 3만명
자영업자들 “처음엔 이해됐지만, 더 이상은 불공평”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다며 재봉쇄에 돌입했던 네덜란드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 만이다.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정부는 15일부터 비필수적 상점, 대학, 스포츠클럽, 미용실·이발소 같은 서비스업체들의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다만, 주점·식당·전시장·영화관 등은 영업 중단을 25일까지로 연장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강도 높은 봉쇄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장기간 영업 중단으로 생존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불공평하다”는 반발 움직임이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이 같은 완화 방침을 내놨다.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영업을 안전하게 재개하게 하기 위해, 오랜 기간 문을 닫아야 했던 서비스 업계가 느낀 불공평과 그에 대한 분노를 잘 알고 있다”면서 “오미크론 변이 5차 확산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네덜란드는 작년 9월 코로나19 백신 1회 이상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는 등 백신 접종 확대에 맞춰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선언했으나 48일 만인 작년 11월 중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만6천명에 이르자 3주간의 재봉쇄에 돌입했다.

사회적 부담을 감안하고 강도 높은 봉쇄를 감행했지만, 12월에는 오미크론 확산이 덮쳤다. 봉쇄를 해제하고 2주 만에 재차 재봉쇄에 돌입했다. 기간도 한 달로 1주 더 늘렸다. 크리스마스 당일을 빼면, 사적 모임 참가 인원도 2명으로 줄이도록 했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물품을 판매하는 상점을 제외하고, 모든 상점·대학·공연장·영화관·헬스장·주점·식당 등이 또다시 4주간 영업 중단에 돌입했다.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연초 대목이 실종됐다.

재봉쇄 발표 당시 1만4천명 선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1만2천명으로 다소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1월 들어 2만명을 돌파하더니 지난주에는 7일간 하루 평균 신규확진자가 3만1천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봉쇄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입원과 중증은 오히려 몇주째 감소했다. 감염성은 높지만 치명성은 낮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델타를 몰아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장기간 영업을 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감염 예방에 효과를 내지 못하는 봉쇄에 대해 반발하기 시작했다. 남부 발켄부르크 중심가 식당들은 영업을 재개했고 시민들도 이에 호응해 식사를 하기 위해 야외 테이블에 몰려들었다.

발켄부르크 시 당국은 정부의 봉쇄령에도 영업을 재개한 자영업자들을 엄격히 규제하지 않았다. 정부가 완화 방침을 밝히기도 했지만,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이 지역이 작년 홍수로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업 재개에 나선 자영업자 디디 코텐은 “처음 몇 번의 폐쇄는 논리적이라고 생각해 동의했다. 그러나 더 이상 (폐쇄 명령이) 공정하게 생각되지 않는다”며 “홍수 이후 많은 자영업체들이 생존위기에 몰렸다. 나도 살아남지 못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성인의 86%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부스터샷 접종률 역시 45%에 이른다.

코로나19는 중공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