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간을 노리는 이유…전문가 “‘팍스 시니카’ 를 위한 포석”

2021년 9월 14일
업데이트: 2021년 9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를 수립한 다음 날인 8일.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6개국 외교 수장들이 화상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주변 국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에 2억 위안, 우리 돈으로 360억 원의 식량과 원동 물자, 의약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을 돕는 걸까요?

정치학 박사이신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정재흥 연구위원을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미국은 당시 9.11 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추종하던 조직 ‘알 카에다’를 지목했습니다. 이들을 숨겨준 게 바로 당시 아프간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입니다.

탈레반은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끝내 거부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습니다.  

미군과 연합군은 한 달 만에 탈레반을 수도 카불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탈레반의 귀환 

트럼프 시절 탈레반과 평화협정까지 맺으며 병력을 줄였던 미국은 결국 완전 철군을 결정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발발하고 20년 만의 일입니다.

기회를 엿보던 탈레반은 기다렸다는 듯 아프가니스탄 영토를 하나 둘 장악하더니 석 달 만에 수도 카불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미군이 떠난 뒤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아프가니스탄 군은 별다른 저항 없이 와해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과도 정부 수립을 발표했습니다.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정재흥 연구위원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20년간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파키스탄의 보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재흥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 :

“아프간 지도를 보면 가장 큰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데가 파키스탄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자료를 통해 보면 알다시피 테러와의 전쟁을 하면서 상당 부분의 탈레반의 고위 관료들이나 핵심 관료들이 파키스탄으로 다 피신을 갔어요.”

“그런데 전쟁이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파키스탄을 공격할 수도 없는 거고. 전쟁을 했지만 사실상 어떻게 보면 탈레반의 수뇌부들은 계속 파키스탄의 보호 아래 있었고 그러한 것들이 결국은 탈레반이 20년간 전쟁을 하면서도 계속 생존할 수 있었던 측면이 있지 않았나.”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을 엄격하게 해석해 이를 근거로 여성과 아이를 탄압,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던 조직입니다. 

현재 탈레반은 여성들의 사회 참여 허용 등 잇따라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과거와는 달리 국제 사회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기 위한 포석을 놓고 있는데요. 

정 위원은 이에 대해 “개방적인 삶을 경험한 아프가니스탄의 도시 젊은이들이 탈레반의 이슬람 극단주의 정책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재흥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 :

“아프간도 어떻게 보면 20년 간 내전을 통해서 많은 걸 겪었단 말이에요. 겪었다는 것은 뭐냐 하면 어쨌든 20년 동안 탈레반이 아닌 새로운 아프간 정부를 통해서 국민들이 그런 것을 맛을 봤단 말이죠. 완전히 이슬람 원리주의적인 과거의 탈레반처럼 간다고 했을 때는 국민들이 과연 그것을 얼마만큼 수용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 거죠. 그랬을 때는 내부적인 반발 가능성도 있고” 

아프간이라는 나라가 되게 복잡한 나라예요. 타지크족 우즈베크족 민족들도 많고 무장단체들도 많고 여러 가지 복잡한 국가이기 때문에 만약 탈레반이 국가를 컨트롤할 능력이 안 되면 또 내전으로 갈 가능성도 있어요. 두 번째는 지금 탈레반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건설,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의 개선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아야 돼요. 그러기 위해서는 탈레반이 갖고 있던 이미지를 탈퇴해야 된단 말이에요.”

만약 탈레반이 과거와 같은 그런 모습을 또 보여준다고 하면 다시 고립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탈레반도 어느 정도 과거처럼 극단적으로 가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그 변화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한 변화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이슬람을 지도이념으로 갖고 있는 세력들이기 때문에..” 

중국은 왜 아프간을 돕는 걸까?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탓했던 중국은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의 새 정권”이라고 표현하면서 서방 국가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정 위원은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중국 입장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탈레반의 재집권이 한편으로 전략적 도전이 될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정재흥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 :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동전의 양면이라고. 이것은 중국한테 전략적 도전이 될 수 있고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저는 봐요. 전략적 도전이라는 것은 뭐냐 하면 아프간이라는 나라가 사실상 중국과 ‘와칸회랑’이라고 해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고 거기에 전 세계 이슬람 무장 단체들이 다 들어와 있어요. 거기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란 말이에요.”

그리고 미국이 남겨둔 무기들이 신장에 있는 ETIM 동튀르키스탄 민족해방전선, 이 사람들과 연계되는 순간 신장지역이 상당 부분 불안해질 수 있는 거고 더 위험한 거는 신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얘네들이 다른 중국으로 예를 들어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에서 테러를 벌일 수도 있는 거고. 이게 상당히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어떡하든 아프간을 안정시켜야 하는 거죠. 이런 아프간의 문제가 중국으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되는 그런 측면이 하나 있는 거고” 

“중국이 지금 파키스탄과 이란을 통해서 일대일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금 파키스탄과 경제회랑이라고 해서 중국이랑 파키스탄까지 연계되는 일대일로 전략을 하고 있거든요. 아프간이 어느 정도 컨트롤이 안 되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자체가 차질이 빚어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아프간을 어떡하든 안정 쪽으로 끌어들이는 건데 기회의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입장은 아프간과 파키스탄과 이란 이런 세력을 일대일로를 통해서 하나의 경제 벨트로 묶어 버리면 자기의 영향권 안에 들어올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중국이 유라시아에서 엄청난 헤게모니로 뜰 수가 있는 거고 그것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 경제 여기에서 중국이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거죠.”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6개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남쪽에 파키스탄, 북쪽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북동쪽으로 중국, 남서쪽에는 이란. 

이렇게 6개 나라로 진출하는 교차로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은 ‘문명의 대로’라고도 불렀습니다.

정 위원은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자국의 영향권 안에 두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앞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팍스 시니카로 세계를 재편하기 위한 구상의 일부”이라고 말했습니다.  ‘팍스 시니카’는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말합니다. 

[정재흥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 ] :

소련이나 미국도 들어가서 해결 못한 나라를 중국이 군사적으로 해결할 생각은 없어요. 왜냐면 중국이 거기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경제적 수단이라는 말이에요. 이란과 파키스탄 아프간 종교도 틀려 민족도 틀려 다 복잡해요. 그렇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 군사 해결 안돼, 정치 절대 해결 안돼, 경제, 가능하다는 거예요.” 

그리고 탈레반도 원하는 게 경제 발전이잖아요. 중국한테 협력을 원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측면이 아닌가. 경제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한마디로 헤게모니(패권)를 장악하겠다. 이것은 경제 전략이라기보다는 훨씬 더 큰 전략이에요. 그러니까 경제가 하나의 무기라 보시면 돼요. 이것은 하나의 거대한 국가 대전략인 거고 그것을 일대일로를 통해서 실현시키겠다는 건데, 미국이 하고 있는 인도 태평양과 쿼드가 뭐예요. 결국은 인도와 태평양과 연계해서 중국을 포위시키는 거 아니에요. 중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포위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이 하는 것이 뭐냐면 일대일로와 양 날개 전략이예요. 그건 뭐냐면 중국의 서쪽, 중국의 신장이죠. 신장으로 해서 파키스탄 아프간 이란 이렇게 하면 하나의 날개가 되는 거죠.” 

라인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연계시키냐, 일대일로를 통해서 연계시키는 거죠. 일대일로가 뭐냐, 거기 사업은 인프라 사업이에요. 고속철도, 도로 놓고 발전소 지어주고. 그럼 그게 지어지게 되면 어떻게 되냐 사람들의 교류가 많아져요.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가 되는 거죠. 만약에 중국에서 신장에서 아프간 이란까지 고속철도가 뚫린다고 생각해 봐요. 그러면 중국 사람이 하루에 백만 명씩 거기를 간다고 생각해 봐요. 그러면 그 지역은 사실상 중국화 되는 거예요. 인적교류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싫든 좋든 그 영향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라는 거죠.”

중앙아시아 타스키스탄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지금 일대일로 하잖아요. 중국을 통해 그런 식으로 연계시켜서 네트워크화시키는 거예요. 그러면 유라시아 국가들이 어떻게 보면 중국에 친중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미국이 얘기하고 있는 인도 태평양이나 쿼드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중국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블랙홀처럼 다 끌어당기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당연히 중국이 말하는 ‘팍스 시니카’가 되는 거죠.”

NTD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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