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청년이 포항 제철소에서 1500도 용광로 쇳물에 빠져 죽었다

황효정
2020년 10월 30일 오전 10:0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15

제철소 노동자가 용광로에 빠져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노동자는 불과 31세였다.

지난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5일 현대제철 포항2공장에서 31살 노동자 A씨가 용광로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용광로 주입 작업 중 턴디시 커버(쇳물 분배기, 쉽게 말해 용광로 윗부분 커버) 상부에 올라가 불안정하게 걸려있던 방열 덮개를 제거하고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동 순간 커버가 파손됐고 A씨는 용광로 내부로 떨어졌다. A씨가 빠진 용광로는 약 1,500도의 쇳물이 담겨 있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사고 이후 스스로 용광로를 빠져나온 A씨는 동료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온몸 절반 이상에 화상을 입고 끝내 사망했다.

고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비극적인 사고의 원인은 턴디시 커버 노후였다. 회사 측은 해당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으나 제때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작업 중 용광로에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금속제련업종에서 A씨와 같이 추락사한 사람은 9명으로 집계됐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조치 의무 소홀로 현대제철 법인과 포항공장장 등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