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짜리’ 명작인 줄 모르고 시골집 부엌 화로에 놓여있던 미술 작품

정경환 기자
2019년 10월 29일 오후 4:2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58

이탈리아 화가 치마부에(Cimabue)가 13세기 그린 것으로 확인된 작품이 시골 마을 주택 부엌에서 발견돼 300억 원 이상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화가 치마부에가 1280년에 그린 회화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가 파리의 상리스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2천400만 유로(약 313억 원)에 낙찰됐다.

경매서 낙찰받은 ‘조롱받는 그리스도’ | 연합뉴스

이 금액은 프랑스 미술 경매 시장에서 중세시대 회화작품 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프랑스 미술품 감정가들이 적외선 분석법을 통해 이 작품이 치마부에가 그린 진품임을 확인했다.

이 그림은 파리 근교의 작은 마을인 콩피에뉴에 거주하던 한 노년 여성이 감정을 의뢰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여성은 이 그림이 ‘단순히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성화’ 정도로만 생각해 부엌과 거실에 걸어뒀다.

연합뉴스

그러나 감정을 통해 작품 스타일, 금으로 된 배경, 목판 뒷부분의 연결 부위 등 종합적인 것이 치마부에가 그린 목판 성상화의 일부라는 점이 드러났다.

740여 년 된 이 작품은 부엌 화로 바로 위에 걸려 있어 때가 많이 껴 있었으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한편 치마부에가 1280년 그린 예수의 수난 성상화는 이 그림이 발견되기 전까지 ‘채찍질 당하는 예수’, ‘두 천사와 함께 한 동정녀와 아기’만이 전해 내려왔었다.

치마부에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무대로 활동한 르네상스 시대 화가로, 비잔틴 예술 전통을 이어받아 피렌체파 화가들의 스승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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