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상처입은 아기 물고기 치료해준 잠수부 할아버지에게 친구가 생겼다

황효정
2020년 08월 25일 오후 2:5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4

잠수부 할아버지가 바닷속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사귀게 됐다. 그 우정은 무려 30여 년 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미디어 사이트 ‘그레이트 빅 스토리(Great Big Story)’에는 일본에 사는 어느 잠수부 할아버지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히로유키 아라카와라는 이름의 할아버지는 열여덟이 되던 해 처음 잠수 일을 배웠다.

지금 할아버지의 나이는 어느덧 여든. 60년이 넘게 잠수를 한 셈이다.

그런 할아버지는 수십여 년 전부터 일본 다테야마 해안가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하사마 수중 공원이 있었다. 할아버지의 일은 수중 공원 시설들을 가꾸는 것이었다.

유튜브 ‘Great Big Story’

매일 잠수해 작업하는 동안 이곳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와는 다 안면을 튼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가장 친한 물고기는 요리코라는 이름의 물고기인데, 두 친구가 우정을 쌓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30여 년 전 어느 날, 할아버지는 등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아기 물고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할아버지는 물고기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매일매일 바닷속에 들어가 게살 등 먹이를 직접 먹이며 돌보았다. 요리코라는 귀여운 이름도 붙여주었다.

할아버지의 보살핌 속에 요리코는 건강을 되찾았다. 그리고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사실 요리코는 혹 난 놀래기(Asian sheepshead wrasse fish)로, 일반적인 물고기들과는 달리 무척이나 큰 몸집이 특징인 물고기였다.

어느새 할아버지만큼 커진 요리코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구해줬다는 사실을 아는 듯, 그 뒤로 할아버지만 보면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수중 공원을 보살피고 있으면 고개를 들이밀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구경하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일하는 주변을 떠나지 않고 돌아다녔다.

할아버지는 그런 요리코를 강아지나 고양이를 대하듯 쓰다듬으며 귀여워해 주었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 대학 등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물고기는 인간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익숙한 얼굴을 구분할 수도 있다.

요리코도 할아버지를 알아보고 우정을 쌓아온 것일까.

할아버지가 입수할 때마다, 요리코는 멀리서부터 헤엄쳐와 할아버지에게 아는 체를 한다. 할아버지는 그런 요리코의 이마에 뽀뽀해주며 인사를 나눈다.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바닷속에 사는 야생 물고기는 한 인간 할아버지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할아버지는 자신들의 우정을 취재하러 온 취재진에 말했다.

“비록 사람처럼 대화를 나눌 수는 없지만, 요리코와 나는 서로를 이해한다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