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동안 물만 먹었다” 원룸에서 혼자 살던 13살이 극단적인 선택 전 남긴 ‘메모’

황효정
2020년 06월 15일 오전 11:0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17

부모와 연락이 끊긴 뒤 집에서 혼자 3개월 동안 물만 마시며 버티던 중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담임 선생님에게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11일 충남도교육청과 예산군청 등에 따르면, 앞서 이달 1일 오전 10시께 원룸에서 쓰러져 있는 13살 A군을 담임 선생님과 사회복지사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A군은 부모가 이혼한 후 충남 예산의 한 원룸에서 홀로 살고 있었다.

부모와 연락은 아예 끊어진 상태였으며 외할머니가 일주일에 2~3차례 A군을 찾아와 돌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문제는 A군에게 나오는 정부와 기관 등의 지원금을 A군이 모두 받지 못했다는 사실.

이 때문에 A군은 원룸 월세와 휴대전화 통신비 등을 수개월 연체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자 A군은 집에만 머물렀다. 학교 급식도 제공받지 못하고 3개월간 물 외 음식물을 거의 먹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담임 선생님은 수시로 A군을 찾아와 함께 식사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SNS에 “배가 고프다”는 내용의 글을 쓰며 굶주림에 시달리던 A군. A군은 결국 혼자 살던 원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A군은 “이제 쉬고 싶다”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다행히 생명을 구했지만 A군은 현재 영양실조 상태이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A군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A군 앞으로 나오는 지원금은 새 가정을 꾸린 A군의 친모가 모두 가로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