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폭설 대란’ 속 교통사고 현장서 수호천사 역할 톡톡히 한 소방관 부부

이현주
2021년 03월 5일 오후 5:3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7

폭설이 쏟아진 지난 1일 교통사고를 목격한 소방관 부부가 부상자를 구하고 2차 사고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장인재(42)·이주희(41) 소방관 부부는 3.1절 휴일을 이용해 고향을 찾은 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춘천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다.

지난 1일 폭설에 막힌 미시령/연합뉴스

횡성군 횡성읍 갈풍리의 한 도로를 지나던 이들은 우연히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흐린 날씨에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시야가 어둡고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트럭과 승용차가 부딪친 사고였다.

사고 충격으로 승용차는 가드레일을 넘어 도로를 이탈했다.

장 씨 부부는 5살 자녀를 안심시키고는 차에서 내렸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도로 이탈한 승용차/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장 씨는 승용차로 이동해 현장을 살폈고, 아내 이 씨는 119에 곧장 신고했다.

다행히 승용차 운전자는 의식이 있고 움직임이 가능해 장 씨 부부가 부축해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

부부는 뒤이어 트럭 운전자의 안전도 확인했다.

또 엔진실에서 계속 연기가 발생해 기름유출 여부를 살피고, 사고자 휴대전화를 찾아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장인재(왼쪽)·이주희 부부 소방관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부부는 부상자들이 의식을 잃거나 쇼크로 인한 심장마비를 우려해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부상자들을 돌봤다.

아울러 도로 위 사고 잔해물을 정리하며 2차 사고를 막았다.

장 소방장은 화천소방서 구급대원으로 활동 중이며, 이 소방위는 소방본부 소방행정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1일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경찰/연합뉴스

승용차 운전자의 보호자는 다음 날 부부에게 전화해 “천운으로 두 분을 만나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승용차 운전자도 “혼자였다면 당황했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장 씨 부부는 “소방관으로서 도움을 필요한 분들에게 힘이 돼 감사하다”며 쾌차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