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훈련’ 예고한 中 인민해방군, 실탄사격 하루 만에 종료

강우찬
2022년 08월 7일 오전 10:57 업데이트: 2022년 08월 7일 오후 12:11

중국 공산당(중공) 인민해방군이 대만 해역에서 실시한 실탄사격 훈련을 훈련 개시 하루 만에 종료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선사령부(동부전구)는 4일 실탄사격 훈련 종료 후 낸 성명에서 “미사일 여러 발을 대만 동부 앞바다로 발사했다”며 “전체 실사격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관련 항공 및 해역 통제도 해제됐다”고 밝혔다. 다만, 발사한 미사일의 숫자와 기종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해상운송을 추적하는 웹사이트에는 해방군이 훈련구역으로 지정했던 6개 해역 중 3곳에 대한 통제가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역에 대한 통제 정보가 없었고 선박은 평소처럼 항해했다.

대만 국방부는 해방군이 이날 오후 1시 56분부터 4시까지 대만 북부·남부·동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중공이 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5발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대만과 일본의 분석이 차이를 나타낸 가운데, 한국 언론에서는 중공이 쏜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날아갔으며 일본 EEZ에 떨어졌다는 사실이 주로 부각됐다.

그러나 중화권 언론과 온라인에서는 요란했던 경고에 비해 실탄사격 훈련이 너무 일찍 끝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사일이 일본 EEZ에 떨어진 것이 의도하지 않은 ‘사건’으로 풀이했다.

중공 관영언론이 보도한 중공 인민해방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 구역 지도. | 웨이보

해방군은 앞서 2일 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에 도착하고 나서 15분 뒤, 대만을 둘러싼 6개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포함한 3일간의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해방군은 또한 이번 훈련을 위해 4일 낮 12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72시간 동안 6개 해역과 공역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중공 관영언론들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3일간 대만 주변 바다와 하늘을 둘러싼 형태(形同)로 3일간 봉쇄한다”고 보도했다.

3일간의 훈련기간 중 실탄사격 훈련은 첫날 2시간여 만에 끝났다.

시사평론가 자오칭(趙青)은 “실탄사격 훈련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 놀랐다. 10시간은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2시간 만에 끝났다”고 RFA에 말했다.

그는 “일본 EEZ에 5발이 떨어졌는데, 일본이 항의하자 훈련을 중단했다”며 말했다.

또 다른 중화권 시사평론가는 “해방군은 미리 훈련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3일을 예고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실탄사격은 3시간도 안 돼 끝났다.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샤오펀훙(小粉紅·작은 분홍색, 공격적 성향의 중공 지지 청년)들이 실탄사격 조기 종료에 대해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격 훈련 전에는 “폭풍이 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훈련이 2시간 만에 끝나자 “미사일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쐈다”, “앞으로 이틀간 실탄사격 훈련을 안 한다는 게 무슨 소리냐”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해방군은 “전체 실탄사격 훈련이 끝났다”고 선언한 후에도 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 경계선 역할을 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나들며 군사적 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대만 국방부는 5일 저녁 기준 중국 군용기 68척과 군함 13척이 대만해협 일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와 한국 강습상륙함 ‘마라도’함이 4일 미공개 장소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2.6.4 | 국방부 제공

이번에 해방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둥펑 계열’로만 알려졌지만, 4일 상하이 관영매체 둥팡망(東方網)에 실린 동부전구의 현장 공개 화면에는 둥펑(東風· DF)-15B와 PCH-191형 다연장 로켓포 등이 주로 보였다.

둥팡망은 대만해협 동부의 특정 지역에 대한 타격 임무를 PCH-191형 다연장 로켓포가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본토 군사전문가들은 해방군 육군이 이번 실탄사격 훈련에 로켓포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었다고 분석했다.

DF-15는 1985년 중국 항공우주공업부가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사거리가 약 600㎞다.

1996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때도 중공은 DF-15 미사일을 10발 이상 발사했다. 당시 미국은 항공모함 인디펜던스 항모전단을 대만으로 이동시켜 사태에 개입했고, 항공모함 니미츠호에도 합류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미군의 압박에 중공의 군사 행동은 종료됐다.

이번에 해방군이 발사한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은 일본 오키나와현 하루테마섬 인근 EEZ에 떨어졌으며 일본 최서단으로 대만에서 약 110km 떨어진 요나구니섬 인근 EEZ에도 떨어졌다.

중공군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EEZ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

해방군 동부전구는 4일 성명에서 “동부전구 로켓군이 여러 해상 구역과 목표물에 대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며 “모든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해당 미사일 일부가 일본 EEZ에 떨어졌다는 일본 측 주장과 항의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