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목숨 구해준 아이가 너라고?” 생명의 은인을 직장 상사로 다시 만난 남성

정경환 기자
2019년 09월 2일 오후 11:0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28

생명의 탄생으로 시작되는 가족의 인연, 그렇다면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준 사람과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 아이를 이름 모를 의인이 구하고 이 둘은 26년 후 다시 직장 선후배로 만나게 된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재연 영상 | Youtube ‘우와한 비디오 X SBS 세상에 이런일이’

1991년 충청남도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선착장에서 형과 함께 낚시하던 손학승(59, 당시 31세) 씨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당시 14살 전민협 씨를 발견한다.

전 씨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허겁지겁 옷을 벗는 손 씨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게 된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전 씨를 겨우 구조해 수면 밖으로 끌어 올린 손 씨는 5분가량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진행했다.

당시를 회상하는 전민협 씨 | Youtube ‘우와한 비디오 X SBS 세상에 이런일이’

다행히 전 씨는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에서도 무사히 퇴원했으나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당시 전 씨와 그의 가족들은 구조 후 홀연히 사라진 손학승 씨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무진 노력을 했지만 알아낼 수 없었다.

당시를 회상하는 전민협 씨 | Youtube ‘우와한 비디오 X SBS 세상에 이런일이’

은혜를 꼭 갚고 싶어 하던 14살 아이는 시간이 흘러 어느덧 40살 가장이 되었다.

어느 날 전 씨는 다니고 있던 직장 휴게실에서 한 상사가 자신이 26년 전 물에 빠진 아이를 구조해 인공 호흡해서 살렸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전 씨는 자신의 이야기와 너무 흡사해 상사에게 사건이 발생한 위치를 물었고 ‘교로리 선착장’이라는 답변을 듣게 됐다.

재연 영상 | Youtube ‘우와한 비디오 X SBS 세상에 이런일이’

대략 91년도였다는 것까지 일치하자 전 씨는 자신의 은인을 찾았다는 마음에 “그게 저예요!”라고 외쳤다.

손 씨도 자신이 구한 아이가 자신의 부하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얼굴에 경련과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전민협 씨 가족과 만나는 손학승 씨 | Youtube ‘우와한 비디오 X SBS 세상에 이런일이’

이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를 부등켜 안았고 반가워했다.

이 후 전 씨는 이 사실을 온 가족에게 알렸고, 다 같이 모여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가족 모두와 손 씨가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등 그동안 전하지 못한 마음속 깊은 감사함을 전했다.

후일담이지만 26년 전 물에 빠지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던 전 씨는 배에 있던 종양까지 발견하게 돼 미리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영웅이 자신을 두 번이나 살려준 거나 마찬가지라는 전 씨의 웃음 속에 손 씨는 이제 회사의 상사가 아닌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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