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활동가 유죄 판결, 中공산당 통제하 현실 보여줘” 인권단체

렉스 위더스트롬
2024년 06월 4일 오전 10:34 업데이트: 2024년 06월 4일 오전 11:34

홍콩 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민주화 운동가, 전직 정치인 등 1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2020년 중국공산당이 직접 제정하고 시행한 ‘홍콩 국가안전(보안)법’에 따른 것이다.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이번 재판은 중국공산당 통제하의 처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홍콩 법원은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검찰은 2021년 2월 민주화 운동가, 전직 야당 의원 등 47명을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이 2020년 입법회(의회) 선거를 앞두고 비공식 예비 선거를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홍콩 검찰은 “이 불법적인 선거는 홍콩 정부를 마비시키고 국가를 전복할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라며 이에 가담한 47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그 직후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중 보건 위험’을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2021년 12월로 연기했다. 그사이 중국공산당은 ‘애국자(친중파)’만 출마할 수 있도록 홍콩 선거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결국 선거에는 민주파 인사가 아무도 출마하지 못했고, 친중파가 입법회를 독차지했다.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27.54%)를 기록했다.

2021년 기소된 47명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2월부터 진행됐으며, 그중 31명은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재판은 무죄를 주장한 16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홍콩 법원은 이번 판결문에서 “홍콩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16명 중 14명에게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판결문에는 “이들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정부의 기능 수행을 방해하고 국가 권력을 심각하게 약화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국가 전복 음모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명시됐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마야 왕 중국담당 국장대행은 “이번 판결은 보여주기식 ‘재판 쇼’에 가깝다”고 말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본토 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사회 통제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홍콩의 대규모 재판 쇼는 중국공산당이 기본적 자유, 민주적 절차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콩 당국은 이번 판결을 뒤집고, 홍콩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중국 담당자인 사라 브룩스도 “이 전례 없는 판결은 홍콩 국가안전법이 정권 비판자를 탄압하기 위한 무기로 쓰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치적 반대파를 겨냥한 ‘대규모 숙청’을 의미한다”며 “홍콩의 인권이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판결은 ‘잠자코 있어라.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는 당국의 경고 메시지를 모든 홍콩인에게 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마야 왕 국장대행은 “세계 각국의 정부는 민주주의 및 인권을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홍콩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