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 민주화 운동가 14명 유죄 판결…최고 종신형 가능

카타벨라 로버츠(Katabella Roberts)
2024년 05월 31일 오후 12:54 업데이트: 2024년 05월 31일 오후 1:04

홍콩 국가안전법 적용…中 공산당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의 질서 회복 위한 법적 장치”

홍콩 법원이 2020년 중국공산당이 직접 제정하고 시행한 ‘홍콩 국가안전(보안)법’을 적용해 민주화 운동가, 전직 정치인 등 1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홍콩 법원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16명 중 1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 중에는 전 입법회(의회) 의원인 렁쿽흥, 람척팅, 레이먼드 찬 등이 포함됐다.

형량 선고가 언제 내려질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들이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1년 2월 홍콩 검찰은 민주화 운동가, 전직 야당 의원 등 47명을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이 2020년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비공식 예비 선거를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홍콩 검찰은 “이 불법적인 선거는 홍콩 정부를 마비시키고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며 여기에 가담한 47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이후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중 보건 위험’을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2021년 12월로 연기했다. 그사이 중국공산당은 ‘애국자(친중파)’만 출마할 수 있도록 홍콩 선거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결국 선거에는 민주파 인사가 아무도 출마하지 못했고, 친중파가 입법회를 독차지했다.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27.54%)를 기록했다.

2021년 기소된 47명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2월부터 진행됐으며, 그중 31명은 유죄를 인정했다. 이번 재판은 무죄를 주장한 16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며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의 질서를 회복하고 안정을 유지하는 동시에 불법적인 시위나 움직임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장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정권에 비판적인 모든 이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안”이라며 “정치적 이유로 체포, 기소, 재판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도 “중국공산당은 이 법안을 통해 반체제 인사, 민주화 운동가, 언론인, 인권 옹호자 등을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2020년 법안 시행 이후 홍콩 당국은 톈안먼 사태 추모 집회를 포함한 반정부적 성격의 모든 집회를 금지했다.

게다가 지난 28일에는 올해 3월부터 시행된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민주화 운동가 6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들은 중국과 홍콩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시민들이 불법적인 활동에 참여하도록 선동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