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6월 27일 첫 토론 합의…9월에도 ‘맞장 토론’

한동훈
2024년 05월 16일 오전 11:49 업데이트: 2024년 05월 16일 오전 11:49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달 첫 양자 토론에 나선다. 미국의 역대 대선 토론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토론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엑스(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CNN 방송이 제안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토론 개최 일자는 6월 27일이다.

이번 발표는 이날 오전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6월과 9월 두 차례 TV 토론으로 대결하자고 제안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이 먼저 제안하고 CNN이 구체적인 일정을 잡자, 바이든이 다시 최종 수락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토론을 수락한 상태다. 그는 바이든의 첫 제안을 받고 얼마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인 뒤틀린(Crooked) 조 바이든과의 CNN 토론을 수락하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렸다.

바이든 역시 야무지게 응수했다. 그는 9월 10일 ABC 방송이 개최할 토론에도 참석하겠다면서 “트럼프는 직접 교통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나 역시 내 비행기로 가겠다. 앞으로 4년은 더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전용기를 4년 더 타겠다는 표현으로 트럼프에게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나타낸 발언이다.

CNN은 후보들이 할당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토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청객을 초청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 밖에 토론 사회자와 토론 규칙 등 세부사항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대통령 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토론에 참가해 왔다. 올해는 9월 16일과 10월 1일, 10월 9일 총 3회의 토론이 예정됐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날 대통령 토론위에 보낸 서한에서 “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많은 주에서는 조기투표 이전에 토론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조기투표는 한국의 사전투표와 비슷한 제도다. 모든 유권자가 선거일 당일 투표할 경우 투표소가 지나치게 북적거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일부 주에서는 선거일 45일 전에 투표소에서 조기투표를 시행하며, 다른 주에서는 투표일과 좀 더 가까운 날짜에 조기투표를 진행한다.

조기투표 이전에 토론회를 개최하자는 것은 트럼프 측에서 진작부터 주장하던 내용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대통령 토론위에 비슷한 내용의 서한을 보냈으며 바이든 측을 향해서도 “조기토론을 하자”고 압박을 가해왔다.

즉, 이번 바이든의 6월, 9월 양자 토론 수락은 ‘토론하면 내가 이길 것’이라는 식으로 자신감을 보이며 압박해 오던 트럼프를 향해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청중 없이 토론하자’는 CNN의 제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청중이 많으면 더욱 좋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패했지만, 유세 현장에서는 늘 바이든보다 우세한 분위기를 나타낸 바 있다.

이번 토론에는 무소속 후보로 나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초청되지 않았다. 케네디 주니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12~13%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 대선 캠프 측은 에포크타임스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 70%가 원하지 않는 (양자) 맞대결 구도에 미국을 가두려 공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 성인 1250명 중 67%가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과 트럼프를 또 보고 싶지 않다고 답한 올해 1월 로이터·입소스의 여론조사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주니어는 “그들은 내가 이길까 봐 두렵기 때문에 나를 토론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며 “가능성 있는 후보를 배제하는 행위는 민주주의를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인의 43%는 무당파”라며 “미국인들이 양당제의 폐해에서 벗어나려면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케네디 주니어는 “두 사람은 나를 토론에서 제외함으로써 무역적자, 전쟁, 코로나 봉쇄, 고질적인 문제, 인플레이션 등 8년간 두 사람이 저지른 실패에 대한 토론을 피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CNN은 이번 TV 토론의 후보 초청 기준과 관련해 “기준을 충족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참조했다”며 CNN 자체 여론조사를 비롯해, ABC, CBS, 폭스, NBC 등 주요 방송사와 신문, 일부 유명 대학 여론조사들을 나열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폭스 뉴스가 기획 중인 10월 2일 토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으나, 바이든 캠프는 폭스 측 토론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