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조국혁신당, 22대 국회서 ‘검찰 개혁’ 추진…中 공안체계 따라 가나

전경웅 객원칼럼니스트/자유일보 기획특집부장
2024년 04월 16일 오후 6:05 업데이트: 2024년 05월 7일 오전 10:54

4.10 총선에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개혁’을 22대 국회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 ‘검찰개혁’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 다짐했던 것처럼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완성을 의미한다. 문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의 모델이 중국 공안이라는 점이다.

◇ 총선 후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부터,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총선을 마친 뒤부터 ‘김건희 특검’과 ‘채 상병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양당의 기조가 조금 다르다. 민주당은 ‘특검’에 방점을 두었고, 조국혁신당은 ‘개혁 입법’을 강조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이미 다수당인 민주당은 5월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 ‘채 상병 특검’과 ‘이태원 참사 특검’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건희 특검’은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발의해 범야권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것이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검찰 개혁 입법’부터 예고했다. 지난 11일 조국 대표 등 조국혁신당 당선자들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면서 ‘검찰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외쳤다.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은 지난 15일에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해 봉하마을에 가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당선자 12명이 힘을 합쳐 노 대통령이 추구했지만 이루지 못한 과제, 검찰 개혁과 민생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는 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찰개혁’이 소위 ‘검수완박’의 완성이다.

◇ 22대 국회 개원 시 동시다발 ‘특검’과 ‘개혁입법’이 화두될 듯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사법리스크가 큰 민주당이 특검법을 맡고, 범야권이 오랜 기간 추구해 온 검찰개혁 입법은 조국혁신당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3월 27일 국회에서 밝힌 공약을 통해 검찰개혁 입법이 어떤 내용이 될지를 밝혔다. 이날 조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시 가장 먼저 검찰개혁을 반드시, 철저하게 이뤄내겠다”고 했다.

우선 검찰이 현재 갖고 있는 2대 중요 범죄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고, 검찰 조직 자체를 ‘기소청’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동시에 “국민 눈높이에서 피고인을 기소한다”는 취지로 ‘기소배심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피의자 기소를 배심원에게 맡긴다는 것으로 검찰의 기소권까지 빼앗겠다는 것이다. 여기다 지역 검찰 책임자인 검사장은 국민 직선제로 뽑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또한 수사준칙, 검사 직접수사 개시 범위 규정 같이 대통령령으로 형사소송법 등 상위법률을 무력화하는 시행령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 우위를 명확히 하는 입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이선균 방지법’ 제정도 약속했다.

이 밖에 ‘중대범죄수사청’을 비롯해 ‘마약수사청’ ‘금융범죄수사청’ ‘경제범죄수사청’ 등 범죄 분야별로 별도 수사 조직을 만든다는 계획도 내놨다. 참고로 문재인 정부서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올해 1월까지 7703건을 수사해 직접 기소한 건은 3건, 구속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아낸 사건은 0건이었다. 이처럼 수사 조직의 파편화된 분리·독립은 중대범죄 수사에서 비효율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수사기관 관계자와 법조계의 지적이다.

◇ 민주당·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중국 공안체제 모방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민주당도 찬성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이런 ‘개혁’이 중국 공산당의 공안체제를 모방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2018년 6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기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당시 <매일경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검찰 관계자들의 의견을 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애초 수사권 조정안과 같이 이번에 공개된 합의안도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느냐 마느냐, 얼마나 받느냐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데 수사지휘를 덜 받을수록 중국 공안 모델에 가까워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같은 해 2월 21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금태섭 의원은 박상기 당시 법무장관에게 “어디서 이런 안이 나왔는지 알 수 없어서 찾아보니까 지금 중국 제도하고 대단히 유사하다”면서 “우리 경찰·검찰 관계를 중국 검찰·공안 관계로 만들고 싶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형사사법이 우리보다 선진국이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상기 장관은 “예”라며 인정했다.

신문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내용 가운데 ▲검찰 수사범위 제한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 수사 종결권 부여가 중국과 같다는 중국법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검찰과 경찰이 각각 모든 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반면 중국만 검찰 수사 대상을 ‘공무원의 직무범죄’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경찰이 죄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만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사건은 자체 종결할 수 있도록 정한 것도 중국과 비슷하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전했다. 이런 지적은 2022년 4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당시 검찰이 내부망 ‘이프로스’ 등에 폭로한 내용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22년 4월 26일 서울중앙지검 이정수 지검장과 1~4차장검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때 김태훈 4차장검사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상태에서 직접수사권까지 폐지하면 경찰 견제가 어려워진다”면서 “경찰 견제가 어려워지는 ‘검수완박’은 중국이나 과거 공산국가와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 4월 21일 이재연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는 “최근 발의된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을 보다가 낯익은 부분이 있었다”면서 중국 형사소송법 제19조를 설명했다. 중국 형사소송법 제19조에는 “법률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형사사건 수사는 공안이 담당한다”는 내용과 “사법 관계자가 공민(인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법 공정성을 훼손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을 발견하는 경우 인민검찰원(중국 검찰)이 바로 수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검사는 “이걸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참고한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 ‘검찰개혁’으로 만든다는 기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中 조직과 흡사

4월 16일에는 검사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은 중국 공안제도가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을 보고 세상에 없는 해괴한 법이라고 하는데 명확한 모델이 있다. 바로 중국의 공안제도”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중국은 검찰 대신 시민들이 모인 인민검찰원이 기소를 한다. 이 조직은 공안이 영장을 청구하라면 청구하고 기소하라면 기소한다. 공안이 기소를 요구하며 사건을 송치했음에도 인민검찰원이 기소를 하지 않으면 그 사유를 공안에 ‘보고’를 해야 한다. 공안이 사실상 인민검찰원 상부 기관인 셈이다.

김 의원은 “(검수완박을 보면) 경찰이 시키는 대로 영장 청구하고 기소하도록 하고 있는데, 바로 중국 공안과 인민검찰원 관계”라며 “중국은 마오쩌둥의 문화혁명 당시 반대파를 숙청하려는데 검찰이 죄형법정주의니 인권보호니 해대자 자본주의 물이 들었다고 공격해 검찰을 없앴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인민이 직접 기소해야 한다’며 인민검찰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웅 의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 토론회에서 들었던 경찰의 주장도 소개했다. “2019년 수사권 조정 토론회에서 ‘조국의 수사권 조정법안은 중국 공안법 표절’이라고 지적하자 경찰 측에서 ‘중국 형사소송법이 우리 법보다 선진적이라고 당당히 주장했다”는 것이다.

4월 13일에는 신헌섭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이프로스’에 ‘선진 검찰제도와 중국몽?’이라는 글을 통해 “그런데 (공산)당의 통제 외에는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는 중국 공안의 수사권, 수사 과정에 (검찰이) 아무런 개입도 못 하고 명목뿐인 기소권만 가진 중국 검찰이 어찌 이렇게 저 개정법안(검수완박 입법안)과 데자뷔 되는 건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앞서 2021년 3월에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하는 검사들 의견이 알려졌다. 당시 정경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사를 인권옹호기관으로 만든 입법 취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단순히 (경찰이) 수사해 온 결과물을 다듬어 법원에 보내는 사자로서의 검찰을 염두에 둔 법안으로 보인다”면서 “공안에서 수사해 온 사건을 기소만 하는 중국 인민검찰원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검찰과 여당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주장처럼 ‘검찰개혁’을 할 경우 검찰 무력화와 동시에 경찰이 중국 공안과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 공안은 공산당 지시만 따르며, 치안부터 지방행정, 마약 등 특수범죄 수사·단속, 소방까지 맡는다. 게다가 인민검찰원 위에 군림한다. 법원도 공안이 기소해서 넘긴 범죄자를 풀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 中 공산당, 과거 문화혁명 때 검찰 해체했다 덩샤오핑 때 검찰 되살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선진적’이라는 중국 인민검찰원은 과거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으로 사라졌던 검찰을 되살린 조직이다. 인민검찰원의 역사는 중국 공산당 실패의 역사이기도 하다.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은 문화혁명 중이던 1966년 홍위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안, 검찰, 법원 모두 자본주의 국가에서 가져온 것들”이라며 “지난 수년간 마오 주석에 대항해 왔다. 교통경찰과 소방경찰을 제외하고 모두 없애야 한다”고 선동했다.

이에 공안부장 출신인 부총리 겸 공안부정 셰푸즈가 공안·검찰·법원 등 ‘공검법 공격’을 주도했다. 셰푸즈는 또 홍위병들에게 ‘4류 분자(지주, 부농, 반혁명, 범죄자)’의 개인 신상정보 제공을 허용, 대학살을 조장했다. 결국 2년 뒤 중국에서는 검찰 기능이 사라졌고, 검사들은 ‘하방(오지로 추방돼 강제노동에 종사하는 일)’ 대상이 돼 ‘사상개조’를 당했다. 1975년에는 “각 공안기관이 검찰 직원을 행사한다”는 당 지시에 따라 검찰 조직 자체가 사라졌다.

그사이 홍위병들은 중국 전역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법에 따라 기소’하는 검찰이 없어지자 곳곳에서 인민재판이 벌어졌다. 1976년 9월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덩샤오핑이 집권하면서 사태는 수습됐다. 덩샤오핑은 1978년 헌법을 개정했고, 1979년 ‘인민검찰원 조직법’을 만들어 ‘하방’을 떠났던 검사들을 복귀시켰다. 하지만 그사이 수천만 명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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