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나발니 사망에도 러시아 두둔…전문가가 분석한 ‘진짜 이유’

제시카 마오
2024년 02월 22일 오후 4:24 업데이트: 2024년 02월 22일 오후 4:24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6일(현지 시간)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 정부를 향해 비판과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중국만 “이 사건은 러시아의 내정”이라며 침묵했다. 사실상 러시아를 두둔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이날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한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도소 당국은 “산책을 마친 나발니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그 직후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의 사인을 조사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발니 죽음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 없는 비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나발니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에서 러시아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확고한 동맹국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무제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서방 국가들의 반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푸틴 대통령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나발니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이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러시아 정부에 이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다”며 “나발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운 인물”이라고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오랜 기간 반대파를 극심하게 탄압했다”며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사망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2024년 2월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첼랴빈스크에 있는 한 기계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발니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17일, 미국 및 유럽의 여러 도시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나발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에 러시아 정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등 반정부 운동을 주도해 왔다.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고 2021년부터 교도소에 수감된 바 있다.

2020년 8월에는 비행기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크렘린궁은 “우리와는 어떤 관련도 없는 일”이라며 배후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중국민주당 해외 지부 책임자인 왕쥔타오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공산당은 러시아를 ‘친구’로 여기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는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라며 중국공산당을 견제하는 듯한 입장을 드러냈다.

왕쥔타오는 “푸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서방 진영에 합류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 나발니의 죽음 등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더 이상 러시아를 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 반면에 중국공산당은 러시아를 필요로 한다. 러시아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든 그들은 러시아를 두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 친펑은 “중국공산당은 파룬궁 수련자를 포함한 수많은 양심수를 불법적으로 구금하고 있다. 구금 중 사망한 이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 더 심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은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중국 내 인권 침해의 실상이 드러나는 걸 무엇보다도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런 이유에서 중국공산당은 러시아 편에 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