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도 ‘선거연합’ 출범…진보당·기본소득당에 시민단체 집결

전경웅 객원칼럼니스트/자유일보 기획특집부장
2024년 02월 22일 오전 10:51 업데이트: 2024년 05월 7일 오전 10:54

해산된 통진당 인사들도 포함…국회 입성 통로 여부 촉각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이 내달 3일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한다. 여기에는 통진당의 후신인 진보당을 비롯해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진보당이 뭉친 새진보연합, 좌파 단체들이 참여한 ‘연합정치시민회의(시민회의)’도 동참한다.

◇민주+진보당+새진보연합, 3월 3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창당 합의

선거연합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합의 서명식을 가졌다. 선거연합 참여 세력은 오는 28일까지 정책 협상을 완료하고, 가칭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선거연합)’을 3일 창당해 비례대표 선거에 임하기로 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지역구 공천에 있어 민주당과 진보당은 호남, 대구, 경북을 제외하고, 진보당 후보가 출마하는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으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울산 북구는 진보당 후보를 앞세울 예정이다. 민주당과 새진보연합은 모든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후보를 단일화할 계획이다.

비례대표는 총 30명의 후보를 뽑되 진보당 추천자 3명, 새진보연합 추천자 3명과 국민추천 후보 4명을 포함하기로 했다. 국민추천 후보의 공모와 심사는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위원이 중심이 되는 독립적 심사기구에서 진행한다”고 선거연합 측은 밝혔다. 사실상 시민회의 측에 맡기는 셈이다. 나머지 20명은 민주당이 추천하기로 했다.

박홍근 선거연합 추진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의석 순번 배치는 상호호혜원칙에 따라 번갈아 가면서 배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단장은 그러면서 “오늘 합의 내용에도 있는 것처럼 3개 정당이 시민사회 측에 추천을 요청하면, 시민회의가 추천해서 별도의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라며 “거기서 엄정하고 공정하게 향후 공개모집부터 시작해 심사와 선정 이후 비례정당에 추천하는 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례 대표 10명에 지역구 ‘후보 단일화’하면 극좌 몫 대폭 커질 수도

총 30석의 비례 대표 가운데 10석, 지역구는 울산 북구만 소위 극좌 정당과 좌파 시민단체의 몫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지난 17일 <동아일보>는 “통진당의 후신 진보당이 비례대표 정당연합으로 연대하기로 한 민주당에 지역구 15곳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진보당은 17개 광역 지자체 가운데 자당 후보가 없는 제주도와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각 1석씩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15일 국회에서 비례연합정당 관련 정책연대를 위한 회의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민병덕 의원, 새진보연합 오준호 정책본부장, 진보당 정태흥 정책위원장. 2024.2.15 | 연합뉴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진보당은 강성희 의원의 전북 전주 을과 경남 창원 성산, 울산 북 등의 양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강성희 의원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진보당에 지역구를 양보한 뒤에 당선됐다.

신문에 따르면 진보당은 이미 총선에 출마할 지역구 후보자 83명을 모았다. 이 중에는 통진당 소속이었던 김재연(경기 의정부 을), 이상규(서울 관악을) 전 의원도 있다.

두 사람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과 통진당의 범야권 단일화로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나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통진당이 해산된 것은, 당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추종하는 종북주의 당권파였던 주사파 조직 ‘경기동부연합’이 상당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거대 야당인 민주당인 의석수를 두고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시민사회 측에 상당한 양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에 관해서는 그 배경으로 경기동부연합이 지목된다. 이재명 대표가 2010년 4월 지방선거 때부터 경기동부연합과 손을 잡았고,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12년 전 보도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의 관계

경기동부연합과 이재명 대표의 관계는 <월간조선>이 2012년 7월호에 상세히 소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이재명은 민주당 후보로 성남시장에 도전하면서 통진당의 전신인 민노당과 연대했다. 이때 경기동부연합과 밀접한 관계가 됐다는 내용이다.

경기동부연합은 도시 철거민들이 이주해 온 구 성남 시가지를 근거지로 해서 성장했다. 가까운 한국외대 용인캠퍼스는 이들의 인재 양성소 역할을 했다는 것이 매체와 인터뷰를 한 성남 출신 운동권 인사의 설명이었다. 그는 “경기동부연합과 사실상 공동정부를 구성한 성남시는 주사파 소굴이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0년 4월 지방선거 당시 민노당은 성남시장 후보를 내지 않았다. 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김미희 씨는 시장 대신 경기도 의회 의원으로 출마했다. 놀라운 것은 공직선거법 제88조에는 타 정당 후보자를 위한 선거 운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당시 이재명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는 김미희 민노당 경기도의회 의원 후보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때 경기동부연합의 리더 이석기의 역할이 컸다. 이석기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사회동향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 홍보에 이용하고, 자신이 이사를 맡고 있던 매체 <민중의 소리>로 이를 확대 재생산했다.

<민중의 소리>는 네이버 등 포털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2011년 6월 네이버에서 퇴출됐다. 동일한 내용의 뉴스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등 소위 조회수 ‘꼼수’를 부리는 행태를 시정 요구에도 바로잡지 않았다는 게 네이버 측이 밝힌 퇴출(제휴 중단) 사유다.

네이버 퇴출 전이었던 2010년 5월 27일 <민중의 소리>는 김미희 후보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기 위하여 성남시장 후보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 야권 연대를 이루어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대의를 위해 당리당략을 버렸다”고 설명했다.

2005년 5월 민중의 소리 창간 5주년 기념식장. 이석기 의원이 경기동부연합 출신 핵심인사들과 나란히 서 있다. (왼쪽부터 정형주 전 민노당경기도당위원장, 이석기 의원, 윤원석 전 민중의 소리 대표,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원장) | 윤원석 전 통합진보당 성남중원 예비후보자 홈페이지

양측의 연대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에는 더욱 공개적으로 변했다.

이재명 시장 인수위원회 명단을 보면 김미희 씨가 위원장이었다. 민노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그의 남편 백승우 씨는 인수위 간사였다. <민중의 소리> 대표였던 윤원석 씨는 대변인이 됐고, 경기동부연합의 대외적 간판이었던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 의장도 인수위원이 됐다.

경기동부연합이 이재명 시장 체제하에서 성남시의 이권 사업에 진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2012년 5월 <서울신문>은 “경기동부연합 사회적 기업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다. 업체 이름은 ‘나눔환경’으로 대표는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84학번인 한용진 씨였다. 그는 성남평화연대 정책위원장, 광우병 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지냈다.

신문은 ‘나눔환경’의 등기부 등본을 제시하며 “관계자 전원이 통진당 구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이석기 당시 의원 보좌관, 전국연합 경기동부연합 공동의장, <민중의 소리>의 전신인 ‘한국민족민주인터넷방송’ 대표, CNP 전략그룹 이사 등의 이름이 나왔다. 신문은 또 ‘나눔환경’이 설립 한 달 만에 성남시 청소대행업체로 선정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와 경기동부연합의 관계성은 성남시장 시절에 모두 끝났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지사를 할 때만 해도 그 관계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한총련과의 관계에 주목해 경기도 지사 시절에도 이재명 대표가 경기동부연합과 연계를 유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운동권 인사들에 따르면 한총련은 90년대 말 이후 경기동부연합 출신들에 의해 장악됐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건으로 유명해진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한총련 산하 남총련 출신이었고, 정의찬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과 김재용 경기도 정책공약수석도 한총련 출신이었다. 지난 2022년 3월 대선 캠프에도 한총련 인사들이 다수 포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