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뚫렸다? 中 사법국 “에어드롭 암호화 해독 성공” 주장

도로시 리
2024년 01월 11일 오후 9:4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1일 오후 9:53

중국 당국이 애플 아이폰의 근거리 무선 파일 공유 시스템 ‘에어드롭(AirDrop)’의 암호화 기술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베이징시 사법국은 지난 8일 “우리 전문가들이 아이폰 기기 로그 기록을 심층 분석한 결과 에어드롭 송신자들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을 식별할 수 있는 역추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술을 활용해 다수의 사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용의자들의 체포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에어드롭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근거리에 있는 사용자들 간에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런 이유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중국 당국의 ‘검열’을 피해 특정 메시지나 파일 등을 공유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중국 본토와 홍콩의 시위대가 통신을 유지하는 데 에어드롭 기술이 크게 기여했다. 에어드롭의 전송 내역은 암호화돼 있으며, 수신자의 기기에는 송신자가 설정한 이름만 표시돼 보안 수준이 높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간 이 에어드롭 기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왔다. 그러다 이번에 베이징시 사법국이 현지 포렌식 전문가들을 투입해 에어드롭의 암호화 기술을 해독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애플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보도 시간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아이폰 검열

2022년 말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애플은 중국 본토에서 작동하는 에어드롭 기능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당시 중국의 시위대들은 중국공산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구호 및 이미지 등을 에어드롭으로 공유하며 시민들에게 시위 참여를 촉구하고 있었다.

애플은 그해 11월 9일 아이폰 운영 체제의 새 버전인 ‘iOS 16.1.1’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에는 버그 수정 및 보안 업데이트가 포함돼 있으며 모든 사용자에게 권장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만 별도로 적용되는 수정 사항이 발견되며 논란이 일었다. 업데이트 이후 중국 아이폰은 에어드롭을 통해 등록되지 않은 연락처로부터 파일을 수신받을 수 있는 시간이 단 ’10분’으로 제한됐다. 기존에는 시간 제한 없이도 가능했던 것과 대비된다.

중국 베이징 매장에 진열된 아이폰 | 연합뉴스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해당 기능은 쇼핑몰 등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서 무분별하게 전송될 수 있는 스팸 콘텐츠로부터 사용자의 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른 국가에도 이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에어드롭 기능을 제한하는 첫 국가로 중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검열

중국공산당은 중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자국 내에 보관할 것을 애플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애플은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국영 기업이 운영하는 현지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며 “중국공산당이 사용자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암호화 키가 없으면 사용자 데이터에 임의로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이 서버를 운영하는 국영 기업을 압박함으로써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은 애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애플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관련 규제를 강화하며 ‘애플 때리기’에 나섬에 따라 애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러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중국 당국은 일부 정부기관의 관리들에게 “아이폰을 포함한 외국 기업의 휴대전화를 업무에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아이폰 사용 금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중국의 법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이 국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시도해 왔음을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은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 전국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한 뒤 국내외 기업 및 개인을 단속하며 처벌하고 있다.

2020년 중국의 공공안전 지출은 약 260조 원으로, 같은 해 국방비 약 238조 원보다 많았다. 공공안전 지출은 이른바 ‘안정유지비’로 불린다. 중국인들이 정권의 통제를 잘 따르도록 해 내부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