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량수집 DNA 데이터, ‘초국가적 탄압’ 도구 될 것” 전문가 경고

테리 우
2023년 12월 11일 오후 4:19 업데이트: 2023년 12월 11일 오후 10:58

“중국이 불법적으로 대량 수집한 DNA 데이터베이스가 중국공산당의 ‘초국가적 탄압(해외 거주 자국민 억압)’에 활용될 위험이 있다.”

지난 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중국공산당의 초국가적 탄압에 관한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말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마이클 아브라모위츠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권위주의 정권, 특히 중국공산당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탄압하고 허위정보를 퍼뜨리며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DNA 데이터베이스를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기업인 지미 라이의 변호인인 카울피온 갤러거도 청문회에 참석했다. 지미 라이는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돼 1000일 넘게 수감된 상태다.

갤러거는 “중국은 자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점점 더 악의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법과 시스템의 무기화(化), 새로운 기술의 활용 등이 포함된다”며 “이는 중국 당국이 ‘표적’으로 삼은 이들을 탄압하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중국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 건물 전경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는 “중국의 의료 및 DNA 데이터 악용은 가상이 아닌 현실”이라고 명시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12세에서 65세 사이 신장 지역 주민의 생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신장 지역 주민의 DNA 데이터를 활용해 이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등 인권범죄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탐사 저널리즘 그룹인 벨링캣 프로덕션의 탐사보도 전문 저널리스트 크리스토 그로제브는 청문회에서 “수집된 DNA 데이터는 중국 정권이 주도하는 초국가적 탄압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은 이 데이터를 통해 ‘표적’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브라모위츠 회장은 “중국은 권위주의 정권 중에서도 초국가적 탄압의 최대 가해자”라며 “그 규모와 범위 측면에서 따라올 국가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가 이끄는 프리덤하우스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91개국에서 벌어진 폭행, 납치 등 초국가적 탄압 사건을 800건 이상 추적했다. 그중 30%가 중국공산당에 의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갤러거는 “자유를 위협하는 적들은 매우 정교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이에 맞서기 위해 그들보다 더 조직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12월 6일,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마이클 아브라모위츠 회장이 초국가적 탄압에 관한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Screenshot via The Epoch Times

미 연방수사국(FBI)은 2022년 3월 초국가적 탄압 관련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그해 11월부터 ‘초국가적 탄압 인식 제고 캠페인’을 펼쳤다.

그러나 미 의회의 초당적 기구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공동 위원장인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민주당·오리건주)은 “FBI에 보고된 초국가적 탄압 관련 신고는 거의 없었다”며 캠페인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제보 핫라인의 신뢰 구축, 피해자를 위한 중국어 통번역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브라모위츠 회장은 “현재 프리덤하우스는 초국가적 탄압과 관련한 조사 결과와 세부 정보 등을 여러 법 집행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며 “초국가적 탄압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초국가적 탄압 관련 사건이 알려짐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권위주의 정권의 실체를 깨닫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이들도 권위주의 정권의 영향력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