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 도둑질, 도 넘었다” 파이브아이즈 이례적 공동성명

알드그라 프레들리
2023년 10월 20일 오후 4:25 업데이트: 2023년 10월 20일 오후 4:36

미국 주도 기밀정보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정보·보안 책임자들이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내어 중국의 첨단기술 절도 행위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이 전 세계의 기술 혁신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7일 레이 국장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 5개국의 정보 수장들과 만나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레이 국장은 “파이브 아이즈 5개국의 정보기관장들이 공개적으로 함께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에 맞서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생체 인식, 로봇 공학 등 수많은 분야의 첨단기술 및 기밀정보를 훔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중국공산당보다 더 큰 위협은 없다”고 못 박았다.

또한 레이 국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공산당이 주도해 지적 재산, 기밀, 정보 등을 훔치려 한 시도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와 관련된 정보당국의 수사도 약 1300%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이 보유한 해킹 프로그램의 규모는 다른 모든 주요국을 합친 것보다 큰 수준이며,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데이터를 훔쳤다”며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중국의 기술 절도 및 기타 위법 행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호주 국가보안정보국(ASIO)의 마이크 버지스 국장 | Lukas Coch/AAP Image

중국공산당, 도를 넘다

호주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정보국(ASIO)의 마이크 버지스 국장은 “중국공산당의 행태는 전통적인 개념의 스파이 활동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끈질기고 교묘하게 다른 나라의 지적 재산과 전문지식을 훔쳐 왔다”며 “전례가 없는 수준의 범죄”라고 일갈했다.

버지스 국장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측의 스파이가 호주의 한 연구기관에 침투하려다 덜미가 잡혔다. 중국 정권에 포섭된 한 객원교수가 이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버지스 국장은 “그 객원교수는 중국의 스파이 책임자로부터 활동 자금, 주요 정보 목록 등을 받은 뒤 호주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ASIO는 연구기관과 협력해 스파이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그 객원교수를 호주에서 추방했다”며 “이런 일은 호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캐나다 안보정보청(CSIS)의 데이비드 비뇨 국장은 “서방의 기업 및 대학들이 중국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데 개방적이어야 하지만, 이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뇨 국장은 “중국공산당은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공산당이 해외 거주 중국인을 통해 세계 각국의 데이터, 기밀, 민감 정보 등을 빼돌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CSI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캐나다의 연구기관, 방위산업 계약 업체, 시민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연구 및 혁신 분야의 글로벌 리더 국가인 캐나다는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첨단기술 절도 행위의 주요 표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캐나다 연구 및 혁신 분야의 협력적이고 개방적인 특성을 악용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수립했다”며 “중국의 일반 시민 또는 기업가, 학자 등에게 캐나다 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스파이 활동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