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뱅가드그룹, ‘블랙리스트’ 中 군사·강제노동 기업에 대규모 투자

테리 우
2023년 10월 16일 오후 2:28 업데이트: 2023년 10월 16일 오후 2:28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국 뱅가드 그룹이 중국의 군사 및 강제 노동과 관련된 기업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3일 미국의 번영을 위한 시민연합(CP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뱅가드 그룹의 주력 신흥시장 인덱스 펀드(700억 달러 규모)에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목록에 오른 중국 군사 관련 기업 60곳이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뱅가드 그룹은 중국 신장 지역 내 강제 노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중국 기업 8곳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이 보고서는 뱅가드 그룹이 중국의 군사 및 강제 노동 관련 기업에 투자한 사실만 확인했으며, 투자 총액을 집계하지는 않았다.

CPA는 “중국 기업에 대한 뱅가드 그룹의 투자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 진행됐다”며 “미국 정부의 안일함과 헐거운 규제로 인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를 방치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의 탐욕이 국가안보 및 인권 보호 등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 곪아 터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의회가 나서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공화당·위스콘신주)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의회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미국 자본의 흐름을 차단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공산당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미국인들은 뱅가드, 블랙록 등의 미국 자산운용사가 투자를 통해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을 것”이라며 “위구르족의 인권을 침해하는 강제 노동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피해와 부작용이 미국 전체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 | 연합뉴스

미국 의회는 중국 군사 기업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미국 자산운용사에 대한 조사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7월, 갤러거 의원이 이끄는 중공특위는 또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글로벌 주가지수 제공업체인 MSCI가 중국 군사무기 제조에 관여하는 중국 기업에 자금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공특위는 블랙록이 중국 기업에 4억 2900만 달러(약 5813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했다.

갤러거 의원은 7월 31일 블랙록과 MSCI 측에 서한을 보내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자산운용사의 투자는 수많은 미국인이 자신도 모르게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일조하게끔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블랙록과 MSCI는 중국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국가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블랙록은 중국에 초점을 맞춘 역외펀드를 폐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역외펀드의 모든 주주는 11월 7일까지 보유 주식을 상환해야 한다.

블랙록은 에포크타임스에 “우리 회사의 모든 상품은 미국 정부의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있으며, 블랙록은 중국 기업과 연관된 인덱스 펀드를 제공하는 자산운용사 16곳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중국 역외펀드의 폐쇄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뱅가드 그룹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뱅가드는 제재법을 포함한 모든 관련 법률 및 규정을 최고 수준으로 준수하고 있다”며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해외 투자 펀드를 제공하는 자산운용사 중 하나이며, 소극적 운용 방식인 ‘패시브 펀드’를 통해 우리 고객들에게 중국 투자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대(對)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얼마 뒤 미국 재무부는 자산운용사의 인덱스 펀드를 이 행정명령의 예외 거래로 인정하는 예비 규칙을 마련했다. 이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은 9월 28일에 마감됐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