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까지 전부 내 땅” 中 새 지도에 주변국들 반발…최소 6개국 항의

알드그라 프레들리
2023년 09월 5일 오후 1:15 업데이트: 2023년 09월 5일 오후 2:01

최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인근의 약 90%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새 지도를 공개한 가운데 주변국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측에 공식 항의한 국가는 인도, 네팔, 베트남, 대만 등 최소 6개국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28일 중국 천연자원부는 주변국과 국경·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지역을 모두 자국 영토로 표시한 ‘2023 표준지도’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공개한 지도에는 대만까지 자국 영토로 포함하는 선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이에 ‘십단선 지도’라고 불린다.

지도가 공개된 다음 날인 8월 29일, 인도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날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거부한다. 중국의 이런 행동은 국경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새 지도를 공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리창 총리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새 지도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중국의 일방적인 해양 영유권 주장을 거부한다”며 “중국이 공개한 새 지도가 말레이시아의 사바주(州)와 사라왁주에 대한 영유권을 침해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중국이 ‘2023 표준지도’에서 주장하는 바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 지도 하나로 말레이시아를 구속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경, 영유권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이므로 1982년에 채택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팔 정부도 “우리는 2020년 네팔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한 (영유권에 관한) 정치·행정 지도에 대해 확고하고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주변국들은 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외교부

대만 주권을 왜곡하는 중국 지도

대만은 “우리는 중국의 일부가 아니며, 중국이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제프 류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공산당이 대만의 주권을 아무리 왜곡해도,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대만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3 표준지도’에서 대만을 ‘대만성(省)’으로 표시하고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은 대만이 독자적인 민주 정부가 있는 독립 주권 국가임을 부정하는 동시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국으로 흡수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팜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새 지도가 남중국해의 파라셀군도와 스프래틀리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지도에 표시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무효”라며 “이는 국제법, 특히 UNCLOS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중국이 새 지도를 공개한 것은 남중국해의 필리핀 영토에 대한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며 “중국은 관련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중국이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의 판결에 따라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PCA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하고 같은 입장을 고수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필리핀 등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의 새 지도 공개는 필리핀과 호주가 남중국해에서 합동순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한편, ‘2023 표준지도’에 대한 주변국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중국 외교부는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사회 각계에 표준지도 서비스를 제공해 대중의 지도 사용 의식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