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난민에 달라진 뉴욕 민심, 80% “이민정책 불만”

윤건우
2023년 08월 25일 오전 10:14 업데이트: 2024년 05월 28일 오후 3:30

바이든 국정지지율, 뉴욕서 처음으로 부정>긍정
난민 유입에 불만여론↑…내년 대선 앞둔 민주당에 부담

미국에서도 진보성향이 앞서는 지역으로 꼽히는 뉴욕주에서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한 부정 여론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진보 도시’ 뉴욕시를 포함, 지역 전반에서 유사한 추세를 나타내 내년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에나(Siena)대학 연구소가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 내 불법 이민자 유입이 지속되는 상황을 두고 뉴욕주 유권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심각하다’고 여겼으며 절반 이상이 유입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설문 조사 결과 PDF).

뉴욕주 유권자들은 ‘현재, 최근 뉴욕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유입이 주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82%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도 54%를 차지했다.

반면, ‘그리 심각하지 않다’ 혹은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6%에 그쳤으며 나머지 약 3%는 ‘잘 모른다’ 또는 ‘무응답’이었다.

‘지난 20년간 이민자 유입이 뉴욕주에 이익이었나 부담이었나’라는 질문에 ‘이익’이라는 대답은 32%에 그쳤고 46%가 ‘부담’이라고 답했다. 19%는 반반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58%는 ‘뉴욕은 이미 충분한 신규 이민자를 받아들였으므로 이민자 유입 흐름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 36%는 ‘계속 이민자를 받아들여 뉴욕에 통합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시에나대학 여론조사 담당자인 스티브 그린버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당, 공화당, 무당파층, 북부와 남부를 막론하고 대다수 뉴욕 주민은 최근 뉴욕으로의 이민자 유입이 심각한 문제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여론 조사는 뉴욕시와 주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에 이민자 유입과 관련해 더 많은 지원과 빠른 행정 절차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뉴욕시는 불법 이민자에게 관용적인 정책을 취하는 이른바 ‘ 성역도시’ 중 하나다. 성역도시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성향 도시인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을 비롯해 주·시· 군(카운티) 단위로 미국 전역에 약 300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역도시에서는 불법체류 신분의 이민자를 보호하며, 불법체류자의 강제송환을 담당하는 연방 정부기관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협력 요청을 현지 경찰은 거부할 수 있다.

뉴욕시 당국에 따르면, 작년 봄 이후 뉴욕에 유입된 난민 신청자는 약 10만 명으로, 이 중 5만7300명이 시에서 제공하는 주택이나 피난처에 머물고 있다. 또한 지난달 말 기준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난민 신청자가 4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뉴욕에서는 학급 과밀 문제와 난민 학생을 위한 이중언어(영어+난민 언어) 서비스 문제로 관련 비용과 인력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에릭 애덤스 시장(민주당)은 지난 9일 난민 신청자 지원과 관련해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연방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이민자를 뉴욕시의 임시 거주시설에서 뉴욕주 곳곳의 영구주택으로 옮기는 것을 지지할지 묻는 항목에는 반대 50%, 찬성 40%로 반대한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응답자 60%가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답했고, 뉴욕 유권자 절반(51%)은 난민 문제에 대한 뉴욕주 캐시 호철 주지사(민주당)의 대응에 불만을 나타냈으며 47%는 애덤스 시장의 대응에도 불만을 보였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부정평가가 50%로 나타났다. 그린버그에 따르면 뉴욕주(뉴욕시 포함)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덤스 시장의 직무수행 평가는 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서 5회 연속으로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었고, 호철 주지사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각각 46%로 동률을 이뤘다. 이는 그녀의 주지사 취임 이후 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서 기록한 최저 지지율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3~16일에 걸쳐 뉴욕주 유권자 803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온라인, 시에나대학 여론조사 플랫폼을 통해 진행됐다. 인구구조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된 표본 수집 기법이 동원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시에나대학 연구소는 뉴욕주의 공공정책을 중심으로 미국의 정치·경제·사회·교육·의료 분야에서 전문가 및 일반인 여론조사를 시행해 온 여론조사 기관이며, 미국여론조사협회(AAPOR) 회원사다.

이 연구소는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무당파 여론조사 기관이며,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는 뉴욕타임스와 계약을 맺고 실시간 여론조사를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