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간첩법, 중국경제 몰락 부추겨” 전문가 분석

도로시 리
2023년 08월 11일 오후 9:52 업데이트: 2023년 08월 11일 오후 9:52

중국이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방첩 활동에 대한 모든 사회 구성원의 동참을 호소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오히려 중국공산당에 ‘독(毒)’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8월 1일, 중국 국가안전부는 위챗 공식 계정에 “방첩 활동에는 모든 사회의 동참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국가안전부는 이 게시물에서 “국가 안보는 민족 부흥의 근간이며, 사회 안정은 강성한 국가의 전제 조건”이라고 알렸다.

이어 “현재 중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간첩을 모두 색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전 국민의 광범위한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해 중국공산당의 권력과 통치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 국방안보연구소의 쑤쯔원 연구원은 “중국공산당은 외부의 위협을 이용해 대중이 정권에 충성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들이 강조하는 국가 안보란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안보’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반간첩법의 부작용

반간첩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중국 공안당국은 수사 과정에서 개인정보 및 데이터, 전자 장비 등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개정안에서 간첩 행위의 범위가 ‘국가 안보 및 이익과 관련된 모든 문서, 데이터, 물품’으로 대폭 넓어졌다. 여기서 ‘국가 안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았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중국공산당은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부터 외국 기업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지속해 왔다.

지난 3월 중국 공안당국은 뉴욕에 본사를 둔 기업 정보 회사인 민츠의 베이징 사무실을 폐쇄하고, 현지 직원 5명을 구금한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민츠가 불법적인 사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3월 말 중국 외교부는 “일본 제약회사 아스텔라스의 직원 한 명을 ‘간첩 활동에 가담한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쑤쯔원 연구원은 중국의 반간첩법 확대가 결국 중국공산당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간첩법으로 인해 외국 기업의 비즈니스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해외 투자도 줄어 중국 경제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고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반간첩법 시행이 중국 경제의 몰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베이징 주거지의 감시 카메라 | 연합뉴스

국가안보 강조

중국공산당은 경제가 쇠퇴함에 따라 간첩 단속을 강화하는 등 대중의 관심을 외부의 위협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달 14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법무위원회의 서기 천원칭은 베이징에서 열린 국가안보 시스템 관련 회의에서 방첩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전폭적인 관심 및 지원을 촉구했다.

또한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총체적인 국가안보 개념’을 단호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 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CIA의) 중국 내 정보작전을 재개하는 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7월 20일 열린 아스펜안보포럼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진행자는 번스 국장에게 “약 10년 전 12명 이상의 CIA 요원이 중국 정권에 의해 체포되거나 처형당했는데, 이후 중국 내 정보작전은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번스 국장은 “우리는 큰 진전을 이뤘고, 최근 몇 년 동안 정보작전을 도울 수 있는 인적 정보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공산당은 번스 국장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중국의)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후 중국은 전국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국 내 모든 기업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모든 사람을 처벌하는 데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다. 2020년 중국의 치안 유지 및 국내 안보 관련 예산은 국방예산보다 많았다.

중국 공안당국은 “국민들이 반간첩법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각급 부서가 반간첩 훈련을 실시하고, 관련 정보와 자료를 교육 및 선전 기관에서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뉴스, 방송, 인터넷 등을 총동원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반간첩 홍보와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인 학자인 리위안화는 중국의 반간첩법에 대해 “중국공산당의 정치권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간첩을 척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적이 될 수 있다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중국공산당에 충성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공산당은 국민을 포함한 모든 것을 통제하기를 원한다. 이것이 권위주의 정권의 실체”라며 “비틀거리는 통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