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락한 UFO 정보 은폐” 美 내부고발…의회도 반응

윤건우
2023년 06월 12일 오후 6:51 업데이트: 2024년 05월 28일 오후 2:47

美 국가정찰국 UFO 추적부서 전직 관료 폭로
“인류만 우주에서 유일한 지적생명체 아냐”
하원의원 “국민 알권리 위해 정보 공개” 촉구
국방부 대변인 “주장 검증할 정보 없다” 논평

미국 정부가 추락한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입수해 무기 개발에 이용하고 있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됐다. 의회에서는 정부가 UFO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공화당 스콧 페리 하원의원은 최근 전직 정보기관 관료의 내부고발과 관련해 “정부가 추락한 ‘미확인공중현상(UAP)’ 물체에 관한 정보를 숨기고 있다며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미국인은 알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페리 하원의원은 “국가가 보유한 정보의 진정한 소유자는 국민”이라며 “정보기관은 정보의 관리자일 뿐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의회의 정보 감독권을 인정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5일 기술·국방 전문 뉴스사이트 ‘더 디브리프’는 전직 공군 장교인 데이비드 그루쉬(36)를 인용해 “미 정보당국은 인간이 아닌 이질적인 기원의 탑승체를 온전하게 혹은 일부 파손 상태로 회수했다는 기밀정보를 감추고 있다”고 보도했다(기사 링크).

그루쉬는 6일 방송된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도 미 정보기관들이 다른 행성에서 날아온 비행체를 보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비행체에 탑승하고 있던 외계 생명체에 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들 UFO 통한 기술 확보 경쟁”

미 공군 장교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인 그루쉬는 미 국가지형정보국(NGA)과 국가정찰국(NRO)에서 근무했으며 2019~2021년에는 국가정찰국 내 미확인공중현상 태스크포스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이 태스크포스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의 지휘하에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UFO 현상을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그루쉬에 따르면 해당 태스크포스는 미국 정부나 동맹국 등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 잔해부터 온전한 비행체까지 다양한 물체를 회수해왔으며, 분석 결과 이런 물체들은 인류가 아닌, 알 수 없는 출처에서 온 것으로 판명됐다.

그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UFO의 추락이나 착륙을 포착하고 먼저 회수해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미 완성된 시스템이나 장치를 분해하며 기능과 구조를 이해하는 것)’하려는 경쟁이 지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루쉬는 또한 “착륙했거나 추락한 UFO를 회수할 때 죽은 (외계인) 조종사가 발견되기도 했다. 황당하게 들리거나 믿지 못하겠지만 이는 사실이다”라며 “우리만이 우주에서 유일한 지적인 생명체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페리 의원 “정부, UFO 정보 있다면 국민에 알려야”

미국 정부가 UFO에 관한 정보를 감추고 있거나 심지어 우주선이나 외계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혹은 수십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의혹이 완전히 허구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보기관들이 미국인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해서 발표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 사례는 헛소문으로 여겨지던 조 바이든 대통령 아들 헌터의 노트북이다. 이 노트북은 진품임이 확인됐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노트북을 입수하고도 장기간 감춰왔음이 드러났다. 헌터는 해외 사업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방부와 정보당국의 공식 발표가 이어진 것도 UFO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증폭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해 미 국가정보국은 의회에 제출한 연례 미확인공중현상 보고서에서 2004년부터 당시까지 접수된 관련 사건 510건 중 171건을 “판명불가”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는 그루쉬가 폭로한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밝힌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 미국 온라인에서 관심이 뜨겁다는 점이다.

그루쉬가 지금까지 등장한 UFO 내부고발자 중 가장 신원이 확실하고 국가기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입증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작년까지 미확인공중현상 태스크포스 육군 연락담당관으로 근무한 퇴역 육군대령 칼 넬은 그루쉬에 대해 “비판을 뛰어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칼 전 대령은 또한 “지난 80년간 출처를 알 수 없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한 국가 간 군비경쟁이 있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더브리프에 확인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 STEFANI REYNOLDS/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 온라인 커뮤니티, UFO에 대한 관심 고조

그루쉬는 이번 내부고발의 동기로 “미확인공중현상 프로그램에 관한 기밀정보를 의회와 정보기관 감찰위원회에 제공했다가 정보기관으로부터 보복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보기관이나 국방부 담당자들이 외계인, 외계 기술이나 물체에 관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먼저 그를 인터뷰한 디브리프와 뉴스네이션 취재진은 모두 그루쉬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이나 소지했음을 확인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와 폴리티코, 워싱턴 포스트 등 신문들도 두 매체에 앞서 한 언론인을 통해 그루쉬에 관한 제보를 받았지만, 사실 여부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게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쉬 스스로도 자신이 우주선 실물이나 사진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태스크포스에 참여한 이후 점차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전직 고위 간부들로부터 “인류의 것이 아닌 장치나 기기에 관한 증거”를 제공받았다고 했다.

미 국방부 역시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수 고프 국방부 대변인은 “그의 주장을 입증할 검증 가능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난주 에포크타임스에 밝혔다. 명확한 부정도 긍정도 아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순 없다는 답변이었다.

고프 대변인은 “국방부 산하 ‘모든 영역의 이상 현상 조사 사무소(AARO)’는 지금까지 외계 물질을 소유했거나 리버스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이 과거 혹은 현재 존재한다는 주장을 입증할 검증 가능한 정보를 발견하기 못했다”고 말했다.

AARO는 미 국방부가 UFO 추적을 위해 출범시킨 특별부서다. 미국의 군사시설과 그 인근 비행물체를 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며 필요시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4월 AARO  초대 국장 션 커크패트릭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현재까지 UFO에 관한 증거는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국방 관련 문서에서 미확인공중현상(UAP)이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란 용어가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23년 미 ‘국방수권법(NDAA)’에서는 국방부 장관에게 미확인공중현상과 관련된 모든 사건의 보고를 허용하는 안전성 높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명시했다. 사소한 사건이라도 보고에서 빠뜨리지 말도록 한 것이다.

미확인공중현상 대응에는 자재 회수, 구조 및 성분 분석, 리버스 엔지니어링, 검출된 성분 추적, 연구개발 및 운용 테스트, 운용 안전성에 관한 보안 조치와 그 시행 등이 포함돼 있었다. 물론 외국에서 제조한 미확인 비행체에도 해당된다.

미 상원, 2019년부터 미확인비행현상 조사 의무화

국방수권법에서는 또한 국방부 장관에게 “군사 및 정보 관련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활동에 대해 특별한 접근권이나 구분된 접근 프로그램과 같은 모든 카테고리나 수준에 걸쳐 그 정보가 부적절하게 공개적으로 보고되거나 누설되는 것을 방지’할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

국방부가 UFO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이를 의회에 투명하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의무는 2018년 상원 군사위원회에 의해 2019년 국방수권법에서부터 부과됐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안보·국방 정책과 예산을 담은 법안이다. 국방부로서는 충분한 예산을 얻으려면 의회가 부과한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미국 국방부와 국가정보국장실이 2019년부터 UFO에 관해 일부 의원들에게 보고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국가정보국장실은 2021년 6월 일반에 공개한 9쪽 분량의 국방부 예비 보고서에서 UFO 대신 미확인공중현상(UAP)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대부분의 UAP는 설명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외계 비행체나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하던 것과는 달리 이 보고서는 명확한 결론을 피하고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이후 UFO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한편, 미 연방상원에서 그루쉬의 주장을 검증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의원들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을 거부하거나 응하지 않았다.

상원 정보위원회 마크 워너 위원장(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와 의원은 응답하지 않았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신위기 대처능력 소위원회 커스턴 질브래드 위원장(민주당) 역시 응하지 않았다.

*이 기사는 로렌스 윌슨, 잭슨 리치먼, 사만다 플롬, 만달리나 바실리우 기자가 기여했습니다.